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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폐암 확진 받았습니다...
게시물ID : gomin_145940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YmJhY
추천 : 3
조회수 : 788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5/06/18 17: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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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께 아침 통화로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럴만도 하셨죠 담배를 40년 가까이 피우셨는데....그것도 폐암 4기 라네요 뇌이전까지 되는바람에....
 
이지경까지 되도록 뭐했느냐 되 물으실분들도 많을거같네요.
 
그래요 다 제탓이 맞죠. 떨어져살고 있다는 생각에 가족을 잠시 소홀했습니다.(전 아직 미혼입니다.)
 
저번주 가족모임차 집에 방문했을당시  아버지가 기침이 유난히 심하시더라구요.
 
기침하는것 보면 보통 겉기침과 속기침이 다른데 병원 가보시라 말씀드려도
 
아랑곳하지 않으시고 묵묵히 자기할 일 하시던...저랑 비슷한것이 병원가는걸 별로 안좋아한다는것 때문일지도요
 
그래도 끌고서라도 모시고 갔어야 했네요....
 
(본인 아픈거 별로 티도 안내시는 성격이라 그간 얼마나 아프셨을까 하는생각이 들더라구요
 
아마도 아버지는 본인의 몸상태를 이미 알고계시지 않으셨나 생각됩니다.)
 
고모와 상의끝에 한번 날잡아서 모시고 다녀오자 해서 월요일부터 검사를 시작했죠
 
MRI 촬영하다가 종양같은 것이 발견 되었답니다 종양검사를 해야겠다네요. 이후
 
상태가 매우 안좋은지 최근에 두통이나 어지러움 증상이 있었는지 묻는데 보통 아버지 성격 같으셨으면
 
그런일 없었다며 호쾌하게 웃어넘기셨을분인데 조금은 사색이 되셔서 올해 초부터 두통이 잦긴 했다고 합니다.
 
이후 몇번의 검사를 거쳐 기다리는중 울먹이시는 어머니 목소리를 듣고서야 직감했죠
 
그때서야 꾹 참았던 눈물이 하염없이 나오더라구요.
 
4기 환자라 수술도 못하시고 요양생활 하시면서 항암치료 받으시러 병원에 반복적으로 다녀가야 한다네요.
 
아버지가 나랑 무얼 가장 하고싶으셨까 생각 해보았더니 집에서 간혹 혼자서 반주를 하시던 생각이 납니다.
 
"아들 같이 한잔해" 라고 하시면 저는 그냥 그자리를 피하거나 먹기 싫다는 제스처를 취하곤 했었어요.
 
술을 마시는게 싫은것 보다는 술에 취하신 모습이 싫었던거죠. 그건 곧 잔소리로 이어지기 때문에요
 
아 순간 또 뭐가 울컥했는지 눈물이 갑자기 나오네요. 그렇게 대단한 부탁도 아니었는데 왜 그렇게 모질게 굴었나
 
지금 또 생각해보니 아버지는 아이를 참 좋아하셨어요 저더러 언제 장가가는지 교제중인 여자 없는지 수시로 묻곤 했는데
 
손주라도 있었으면 아버지가 정말 많이 좋아하셨겠구나 싶네요.
 
아 두서없이 글 써내려 놓은거 보니깐 다시 삭제하고 싶어졌지만 오유 분들에서 위로해주시면 힘 낼수 있을거같아서 참아봅니다.
 
이제 짧게는 3개월 길게는 6개월 바라보고 있습니다. 하고싶으셨던거 먹고싶으셨던거 다 해드려야 겠습니다.
 
암을 낫게 해달라는 기도같은건 하지 않으려구요 그저 가시기 전까지 고통없으셨으면 하는 바램 뿐 입니다.
 
글 솜씨도 없는데, 읽기 힘든글 함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들 보내시길 바랍니다.
 
2015.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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