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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신백일장] 4는 2의 배수지
게시물ID : readers_1459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GwangGaeTo
추천 : 2
조회수 : 353회
댓글수 : 9개
등록시간 : 2014/08/11 18:3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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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런일이에 나오신 80세의 신문배달부 어르신이 하신 말씀 중
 
"책을 읽지 않으면, 맘 속의 나쁜 생각을 몰아낼수가 없어요. 좋은 생각을 하려면 책을 읽어야해요"
 
여러분
 
책을 읽읍시다.
 
그리고 그 감정을 여기서 공유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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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압일수도...
 
 
어떤 남자가 있었다.
그남자는 평균이하의 표본과도 같은 존재였다.
그는 남들은 다 가는 군대도 못간체 공익근무나 하면서 하루하루 시간만 축내고 있었다.
 
그가 하는 일이라곤, 온갖 잡일, 풀뽑기, 배수로 정비, 페인트칠, 물건 옮기기, 의자깔기, 외부행사 지원,...
정말로 효율성 죽이는 시급 천원짜리 2년 약정 노예질
이라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는 시간을 때우기 위해서 종종 생각에 잠긴다.
복지관에 불이 나서 복지관이 전소되면 난 쉴수 있을까?
복지관이 홍수로 잠기면 쉴수 있을까?
갑자기 어르신이 쓰러지면 이렇게 저렇게 대처해야지
갑자기 술 취한 어르신이 들어와서 행패를 부리면 뒤로 돌아가서 팔을 팍!!!
오늘 온다는 봉사팀이 알고보니 연예인들이 오는 봉사팀이라면?
오늘 부관장님이 치킨 한마리 사주면 좋겠는데...
어제 무도에서 유느님의 개그는 정말이지.............
복지과에 새로 들어온 이쁜 여자쌤이 내가 좋다고 하면 어쩌나............
 
그렇게 때운 시간만 근 9개월
하지만 그에겐 아직도 15개월의 시간이 더 남았다.
근근히 해오던 토익도 지금은 어느정도 궤도에 올랐는지 지지부진하고
새롭게 옮겨진 자리에는
토익책 한권 펴기 힘들정도로 좁아서 그나마도 개점휴업인 상태다.
 
그가 바라는 건 이 지긋지긋한 일상에 한줄기 엄청난 일탈..
공휴일, 연가, 병가와는 다른 그런 기폭제
하나라고 생각했었다.
 
그날은 비가 내리고 막 그친뒤 습습한 기운이 아직 남아있는 날이었고
유독 습한 날을 싫어하는 그는
얼굴에 싫음을 표현하는 그 모든 것을 담은 체 늘 나가는 출근길을 나섰다.
 
"스터리~ 스터리~ 레인, 샤라랄라랄랄라~~. 털ㄴ업"
하늘 보고 땅 보고 한번 걷고..
4분도 채안되는 출근길이건만 발걸음은 천근만근이다.
 
그가 큰 교차로를 가로지르는 횡단보도 앞에 멈춰섰을때,
그는 왠 모자를 눌러쓴 긴머리 아가씨가 스마트폰과 주변을 번갈아 살피며 당황하고 있는 것을 목격했다.
짧은 핫팬츠에 횐색 면티에 스냅백을 눌러쓴 여자는
얼굴은 안보이지만 굉장한 미인이라는 것을 본능적으로 내뿜고 있었다.
여자가 신기해서 쳐다보던 그는
여자과 순간 눈이 마주쳤고
여자는 무언가를 물어보고 싶은 듯한 입모양을 잠시금 띄웠다가 감췄다..
 
그녀의 얼굴을 본 그는 낯선 친숙함에 당황스러웠지만
일생에 걸쳐 손에 꼽을만큼의 철면피를 깔고
천연덕스럽게 말을 붙여보기로 했다.
 
뭐, 도와드릴게 있나요?
 
여자가 화들짝 놀랐다.
예?!!
아,,저 혹시,,,여기 초행이라 그런데 여기에 가볼만한 곳 뭐뭐 있을까요?
인터넷에서 나온것만 보고 찾아가는데 하필이면 한곳이 문을 닫아서,,
 
그는 아름다운 여자의 얼굴에 쾌재를 부르며
아, 거기는 원래 월요일은 쉽니다.
차라리 여기로 가시는게 어떠시나요?
 
여기요?
여긴 어떻게 가아죠?
 
여기서 저 골목으로 꺽으면 나오는 아파트를 가로질러서......
...........그러면 나오는 전자제품 매장 앞에서 85번 버스를 타고..
아시겠죠?
 
그는 최대한 쉬운 길을 알려주었다.
그러나 여자는 그 길조차 재대로 찾아갈수 있을지 의문일 정도로 허둥대고 당황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니까
여기서 이골목에서 이 매장 앞에서,,
 
그냥, 제가 데려다 드릴게요.
 
남자는 어차피 몇분 늦어도 상관없었기에
큰 맘먹고 여자를 안내하기로 결심했다.
 
발을 맞춰서 걷기 시작하자 남자는 어색을 쫒기위한 말을 꺼냈다.
낯이 익는데 혹시 저희 구면인가요?
 
아니요.. 전 여기는 처음 와봐요,.
 
그래요? 그럼 어디서 오셨는데요
 
서울이요. 어제부로 일이 끝나서 회사에서 휴가를 줘서.......
 
진짜요? 그 회사 좋은 회사네.
 
한 3달동안 휴식도 없이 프로젝트때문에 일했으니까요.
 
그래요? 직업이 대단하신가보네
무튼 나이가 몇살이세요?
 
20살이요
 
저보다 어리신데 직업도 있고 대단하시네요.
 
아무래도 분야가 분야니까 나이가 어려도 되더라고요,,,
 
 
문득 남자의 뉴런에 어제 본 뉴스기사가 떠올랐다.
 
구가의서 종영..
 
남자는 혹시나 싶은 마음에 여자를 떠봤다.
 
혹시, 굉장히 가까운 언니 중에 중국에서 온 분 있지 않아요?
 
네, 있어요. ^^
 
팬인데 싸인좀요.
 
네?
 
배수지양, 팬입니다 싸인좀요.
 
이제 아셨어요? ㅋㅋㅋㅋㅋ
전 언제 알아채시나 혹시 모르시나하고 걱정했는데
 
설마 그 배수지가 여기 있을거라곤 생각도 못했으니까요.
 
그쵸, 아무도 못알아보더라고요. 알면서도 모른척 해준건가?
 
몰랐다고 봐야할거 같네요.
 
히히^^
 
남자는 이 일생일대의 기회를 잡기로 했다.
 
여기 초행이라 했죠?
 
네,
 
가이드 안 필요해요? 제가 사학과 출신이라 이 근방 관광은 빠삭한데
특별히 연예인 우대로 무료로 해드릴게요.
 
정말요? 안그러셔도 되는데...
 
저야말로 안그러셔도 되는데.
 
그럼 저야 좋죠!!! 잘부탁드릴게요.
 
남자에게 이미 출근 따위는 알것이 못됬다.
수지가
배수지와 단둘이 어쨌든 하루를 보내게 되었는데 그깟 공익이 문제일까.
까짓것 형사고발이 되던 복무연장이 되던 때우고 말지.
 
남자는 수지를 데리고 도시 여행을 하기 시작했다.
이럴려고 배운 전공은 아니지만
어쨋든 모든 대졸이 꿈꾸는 전공으로 밥먹기를 실현하기 시작했다.
수지가 억지로 우겨서 가이드비로 식비와 교통비, 온갖 간식비를 책임진다고 했기 때문이다.
 
전국에서 가장 오래되었다는 빵집에서 가장 유명한 야채빵과 단팥빵을 먹고
전국에서 유일한 일본식의 절을 들리고
일본인이 일제시기에 살았다는 그 모습 그대로의 가옥을 둘러보고
전국에서 제일 유명하다는 짬뽕도 먹고
일제시기 은행건물을 그대로 사용한 카페에서 차를 마시고
 
이것이 천운일까?
남자가 하는 모든 말에 수지는 진심으로 재미있어했고
어느덧 의남매를 맺기로 약속하기에 이르렀다.
 
남자는 무단결근이라는 과감한 선택을 한 것을 굉장히 자랑스럽게 느끼고 있었다.
전화는 이미 꺼놨기에
몇통의 전화와 문자와 카톡이 왔는지 알수는 없었지만
아마도 난리리나..
뭐 알바는 아니었지만
 
시간은 어느덧 흘러서
수지와 저녁을 마친 남자는
수지를 버스 터미널로 바래다주었다.
 
오빠, 내 전화번호 남한테 알려주면 안된다
 
걱정마, 내가 이래뵈도 이동네에서 신뢰와 믿음의 상징이야
 
말도 안되 ㅋㅋㅋ 오빠가?
 
어서 가기나 해, 버스 곧 떠나.
 
오빠, 다음에 휴가내고 서울 올라와. 내가 방송국 구경 시켜줄게
 
알았어. 어서 타라니까.
 
응, 오빠 근데 있잖아.
 
어? 뭐가? 뭐 두고 왔어?
 
응, 별건 아니고....
.
 
 
응, 별건 아니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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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시간 끝났는데 일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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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진정으로 죽는 것은
 
칼에 맞았을 때도, 총에 심장이 뚫렸을 때도, 맹독수프를 먹었을 때도 아닌
잊혀졌을 때라고 합니다..
 
우리는 아직 300명이 넘는 사람들을 아이들을 죽게 두면 안됩니다.
 
세월호, 잊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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