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경기도를 향하는 심야버스엔
승객들이 비교적 젊습니다.
아니 어리다가 더 맞겠군요.
저도 20대 후반일 때니
꽤나 깜찍하고 어렸을 땝니다.
11시가 넘은 시각이라
피곤한 몸과 정신을 가다듬으며
졸지 않으려 애쓰는데
웬 수무살즈음 돼보이는 남자애가
저를 흘끔흘끔 보면서 제 주변자리를 어슬렁거리는 거예요.
잠이 확 달아났죠.
뭐지. 얘 뭐지. (나한테 반했나... )
하고 있는데 갑자기 말을 걸어요.
휴대폰을 잃어버려서 그러는데
(아우 유치해)
폰 좀 빌릴 수 있을까요?
(어머 내 번호를 왜 따지?)
전화 좀 걸어보게요.
(어머 어린 애가 너무 구식멘트를 날리네...)
하길래 맘속생각이 티날까 무표정한 얼굴로 폰을 줬죠.
전활 걸더라고요.
어머 저 구석에서 폰을 꺼내네.
폰을 줍더니. 감사합니다.
하고는 멀찌가니 가서 앉더라고요.
저는 곧 집앞이라 먼저 내렸고
그 남자애는 폰을 잘 찾았죠.
@.@.....
무표정한 얼굴로 폰 빌려주길 잘했다고
몇 번을 생각했었습니다.
금방 펑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