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오표현, 테러선동·허위정보' 규제하는 형법, 온라인서 적용 가짜뉴스는 혐오관련 허위정보로서 규제..좌파·극우 반대속 1년
정부와 여당이 '가짜뉴스' 근절을 위한 법적 조치에 팔을 걷어붙이면서 독일의 관련 사례가 크게 주목을 받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가짜뉴스 근절을 주장하면서 독일의 입법 사례를 근거로 제시한데 따른 것이다.
정부도 가짜뉴스 근절을 위한 범정부 대책을 마련 중이어서, 독일의 사례가 일정한 '참고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독일의 관련 법명은 '소셜네트워크 내 법 시행 개선을 위한 법'(이하 네트워크시행법·NetzDG)으로, 지난 1일로 시행된 지 만 1년이 됐다.
이 법은 국내에 사실상 '가짜뉴스 방지법'으로 소개됐는데, 가짜뉴스 자체 보다는 소수자 등에 대한 혐오 표현과 테러 선동을 방지하는데 초점을 맞춘 법으로 볼 수 있다. 이미 형법상의 표현물 처벌을 사실상 규제의 사각지대였던 소셜네트워크서비스 공간으로 옮겨왔다고 볼 수 있다.
가짜뉴스 전반의 근절에 초점을 맞춘 한국의 가짜뉴스 방지법 추진과는 문제의식의 출발점에서 다소 결이 다르다고 할 수 있다.
◇ 독일법 초점은 '혐오 방지'…관련 '허위정보' 규제
한국에서 추진되는 가짜뉴스 방지법은 일부 보수 논객들이 유튜브 등을 통해 왜곡된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정치적 주장을 펼친다는 여권과 시민사회의 문제제기에서 비롯됐다.
민주당 박광온 의원은 이미 지난 4월 이른바 '가짜정보 방지법'을 발의했다.
이 법안은 ▲ 언론사 정정보도 ▲ 언론중재위원회 결정 ▲ 법원 판결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삭제 요청 등을 기준으로 '가짜 정보'를 규정, 온라인 사업자를 상대로 삭제 의무를 부과하는 게 핵심이다.
이낙연 총리는 가짜뉴스를 '사회적 공적"이라고 규정하면서 정부는 대대적인 대응조치 마련에 나섰다.
그러나 이같은 움직임의 '근거'가 된 독일의 네트워크 시행법은 가짜뉴스 자체가 아니라 '혐오표현'을 방지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사실과 다른 가짜뉴스도 그 범주내에서 '허위정보'로서 규제하고 있어, 법 제정의 배경과 취지에서는 차이가 난다.
이 법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일정규모 이상의 소셜네트워크 업체가 혐오 및 차별 발언, 테러 선동, 허위 정보, 아동 및 미성년자 포르노, 위헌단체의 상징물 등 불법 게시물을 차단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등의 서비스가 적용 대상이다.
이용자들이 '신고'하거나 자체적으로 '발견'한 콘텐츠를 24시간 이내에 접근 차단하고 위반행위 검증 시 7일 이내 삭제해야 한다.
사업자가 이런 의무를 위반할 경우 최대 5천만 유로(약 648억원)의 벌금을 물린다. 벌금 규모상 법을 지키기 위해 모니터링 및 관련 솔루션 개발에 대규모 투자를 할 수밖에 없게 된 셈이다.
또한, 사업자는 6개월 마다 모니터링 및 조치 결과를 당국에 보고해야 한다.
이에 따라 유튜브는 지난 1월부터 6월까지 이용자들로부터 21만5천 개 정도의 콘텐츠에 대해 법 위반 신고를 받았다고 당국에 신고했다. 유튜브는 이 가운데 27%인 5만8천 개에 대해 차단 등의 조처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