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오늘 정철운 기자] 다들 유튜브에 가짜뉴스가 많다는 건 알고 있었다. 하지만 누가 주도적으로 뿌리는지, 그 실체를 추적한 기자는 없었다. 최근 화제를 모은 한겨레 ‘가짜뉴스의 뿌리를 찾아서’ 탐사기획의 가치는 연결망분석기법으로 ‘에스더 기도운동’이 혐오확산과 가짜뉴스 진원지였다는 사실을 밝혀낸 점에 있다. 변지민 한겨레21기자는 한 달 넘게 공을 들여 이 작업을 해냈다.
그는 기자라면 취재를 못 나가도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수개월 간 코딩을 공부했다. 함형건 YTN기자가 쓴 ‘데이터 분석과 저널리즘’을 독파하고 연결망시각화프로그램 Gephi를 비롯해 노드엑셀과 파이썬까지 독학하며 데이터저널리즘을 구현할 수 있는 기자로 스스로를 단련한 것이 이번 기획으로 이어졌다.
변 기자는 주말마다 유튜브에 넘쳐나는 가짜뉴스를 보며 어떻게 색다르게 보여줄까 생각하다 연결망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그는 작년 이맘때 정환봉 한겨레 기자가 들고 온 전화통화 기록으로 국가정보원-경찰-새누리당의 연결망을 구현해낸 경험이 있었다. 변 기자는 “가짜뉴스를 주로 퍼뜨리는 유튜버들을 보니 이상하게 교회 장로·목사·집사가 많았다. 자신을 개신교라고 밝힌 사람이 많았다. 이 사람들이 궁금했다”고 말했다. 변 기자는 에스더기도운동측과 국정원의 연결고리를 취재 중이던 한겨레 탐사팀과 협업에 나섰다. 연결망 분석 범위를 개신교-가짜뉴스로 좁히고, 기독교 전문매체 ‘뉴스앤조이’ 등의 도움을 받아 명백한 가짜뉴스를 골라냈다. 변 기자는 “작업하면서 뭘 가짜뉴스로 판단할지가 가장 어려웠다”고 했다. 변 기자는 “기독교발 가짜뉴스와 에스더와 관계가 있을 것이란 가설을 증명해야 했다. 하지만 유튜브 채널은 누가 운영하는지 확인이 어렵고 가짜뉴스는 발화자 확인이 안 된다. 그래서 채널과 인물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변 기자는 연결망 분석 1단계로 개신교 발 가짜뉴스 22건을 선정했다. 이후 SNS데이터 수집 프로그램 노드엑셀을 통해 가짜뉴스와 관련된 특정 단어로 주요 영상정보를 수집한 뒤 가짜뉴스를 한차례 이상 다룬 채널 중 구독자 1000명 이상이거나 총 조회 수 10만 이상인 채널을 추려 20개를 확인했다. 그 뒤 20개 채널 중 2곳 이상에 등장한 인물 25명을 추렸고, 이들 중 에스더와 관련된 인물 21명을 찾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