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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우리 아이를 지운거 같습니다. 그녀가 밉습니다. 그렇지만...
게시물ID : gomin_146190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ampoY
추천 : 1
조회수 : 392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5/06/21 14:4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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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에 한번 헤어지긴 했습니다만 꽤나 오래 사귄 여친이 있었습니다. 

저도 이제 슬슬 혼기가 차서 그녀와 결혼을 생각하게 되었고 그녀에게 
결혼에 대해 이야기 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확신을 갖지 못하겠다고 대답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었죠.

그녀의 집안 반대도 한몫 했었습니다. 그녀의 부모님은 저를 꽤나 싫어하셨고 저와 만나는 그녀를 늘 주시하며
그녀를 통해 들었지만..최종적으로는 그녀의 부모님께서 다니시는 절에서 궁합과 관상을 보고 오셨는지 저와 만나는것을 결사반대 하셨죠.

그런 그녀에게 같이 집에 가서 인사를 드리고 정식으로 교제 허락을 받고싶다. 자리를 마련해 달라고 해도
늘 거절하며 평행선을 그려 왔습니다. 아마 겁이 났겠죠. 겁이 참 많은 사람이었으니까요.

그녀는 가족을 무척 소중히 생각하는 사람이었거든요. 저에게 늘 가족에게 축복받으면서 결혼하고 싶다라고 이야기 하곤 했었죠.

저는 그녀만 있으면 다른것이 필요없다고 여길만큼 그녀를 사랑했습니다만 그녀는 모든 조건이 충족되어야만 행복하다고 생각했나 봅니다.

그런 저희에게 아이가 찾아왔습니다. 입덧증세를 보이는 그녀에게 테스트기, 양성반응. 그리고 병원에서 임신 8주라는 아나운스를 받았습니다..
갑작스럽긴 하지만 아빠가 된다는 기쁨에 그녀에게 [모든 책임을 지겠다. 우리 셋의 행복을 위해서라면 난 뭐든지 할 수 있다] 라 
선언하였지만 그녀에게서는 [나도 기쁘지만 오빠는 내가 아이를 지운다는 선택을 할꺼라고는 아예 생각하지 않아?] 라는 불안한 말을 했었죠.

그리고 그 다음날, 그쪽 부모님께 전화가 왔고 일방적인 폭언을 들으며 마냥 죄송합니다. 책임은 꼭 지겠습니다라며 전 사죄를 했습니다.
그날 찾아가려 했지만 그녀의 저지에 막혔었죠.
저의 모멸감따위는 아무래도 상관없었습니다. 전 그녀와 제 아이를 지키고 싶었습니다.

이후 걸려온 그녀의 전화에 저는 설득을 시작했습니다. 그녀는 축복받지 못하는 결혼은 하고 싶지 않다. 집안과의 인연을 끊어가며
저를 만나기에는 미래의 행복이 보이지 않는다는 말로 점철된 답변만 되풀이 할 뿐...
만나기로 한 날 조차 그녀는 약속을 펑크내버리고 그 다음날 집에서 쉰다는 톡을 마지막으로 저와 그 어떤 연락도 하고 있지 않습니다. 
전화는 꺼져있고 톡에는 1이 사라지지 않고 말 그대로 잠수상태인 상황입니다.

잠수상태에 들어 간 날은 그녀의 휴무일이었고요...가까운 친척이 의료종사자라 병원섭외 정도는 우스운 일이라는 상황을 생각하면 
모든 일은 이제 끝이라는 생각만 듭니다.

단지 그냥 연락이 닿지 않는 것 뿐이라는 말로 애써 위로해보지만 현실을 냉정하게 판단하면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는 
그러한 의심의 마음만 들 뿐입니다.

그녀가 밉습니다. 함께 설득하여 함께하는 길 대신 찾아온 생명을 지우는 선택을 했을지 모르는 그녀가 밉습니다. 
하지만 지금 누구보다 힘든건 그녀일거라 생각하면 이대로 제가 그녀의 삶에서 조용히 사라지는게 나을지도 모른다는 그런 생각을 합니다.
억지로 찾아가 그녀에게 더 상처를 주는것보다 그녀의 부모가 원하는대로, 그냥 그녀의 행복을 빌어주며 그녀곁의 저를 지우는게 
옳은 일이라 생각해야 하나요? 저는 어쩌면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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