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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은 우리의 뭘 해방시키려고 했을까?
게시물ID : sisa_111811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작은방
추천 : 16
조회수 : 725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18/10/21 18:56:25
적폐청산. 말은 참 많습니다. 그런데 나쁜 사람 물리치고 좋은 사람으로 교체하는 것은 적폐청산이 아닙니다. 그건 나쁜 왕을 폐위하고 좋은 왕을 세우자는 거나 같은데 그런게 적폐가 아닙니다. 적폐는 구조적인 문제죠. 구조를 바꾸자는 건 왕정을 끝내고 공화정을 하자는 것같은 겁니다. 좋은 왕이든 나쁜 왕이든 1인독재체재가 가지는 문제가 시대의 아픔을 만드니 민주주의 하자는 것이 적폐청산입니다. 

그럼 우리 시대가 가지는 적폐가 뭘까요? 그걸 제가 다 알리도 없고 여기에 다 나열할 수도 없으며 그 적폐들은 서로 연결되어 여러개이면서도 하나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적폐의 핵심을 적자면 결국 3가지라고 생각합니다. 

그중 하나는 재벌입니다. 부자들은 나쁘다 이런 말이 아닙니다. 범죄없고 부패없는 세상, 불평등을 아무도 불평하지 않는 세상같은 건 영원히 오지 않습니다. 한국은 민주공화국입니다. 그런데 재벌은 다 알다시피 봉건적 지배를 하고 있지요. 그리고 그 재벌가문들은 사람 숫자로도 가진 재산으로도 너무 커졌습니다. 재벌이 3대 4대를 거치면서 가문의 숫자를 불리고 서로 친인척을 맺으니 귀족 계층이 되어 버린 겁니다. 

모든 판검사가 황씨이며 그래서 그들이 모두 친인척인 사회가 올바르다고 누가 믿겠습니까? 한국 사회는 신흥부자가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의 부자들은 알고보면 재벌가문의 친인척들입니다. 이런 사회가 과연 민주공화국이나 자유시장국가라는 틀을 계속 유지할 수 있겠습니까? 이명박-박근혜 정권의 부패나 양승태 사법유린은 결국 재벌때문에 생기는 겁니다. 

이재용의 승계문제뿐만이 아닙니다. 재벌이 자식에게 돈을 물려주는 방식을 보십시요. 이건 자기 개인 소유의 상점을 자식에게 물려주는 것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주식회사인데 개인 돈 주듯이 합니다. 그 과정에서 상속세를 제대로 내지 않았다 같은 것은 오히려 작은 문제입니다. 한국에 얼마나 많은 부자들이 있습니까? 그들이 모두 후계에게 돈을 물려주기 위해 비정상적인 경제활동을 한다면 그런 나라가 자유시장국가가 되겠습니까? 결국 재벌회사들이 더 부자가 될 수록 그리고 그 가문의 사람들이 숫자가 늘어날 수록 마치 조선말엽에 양반이 너무 늘어나서 나라가 망하는 상황이 재현되는 겁니다. 그런데 지금 그러고 있죠. 유명한 부자들은 너나 할 거없이 다 친인척인 판이니까요. 

이런 현실이 과연 흙수저 젊은 청년들이 일자리를 얻지 못하고 갑질을 당하는 현실과 인과관계가 없을까요? 서울의 아파트 한채면 아껴살면 평생을 살고도 남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외국 이야기도 하지만 홍콩은 중국이 있어서 그런거고 도쿄도 뉴욕도 국민의 절반이 수도권에 사는 한국과는 이야기가 다릅니다. 한국의 젊은이들은 이대로면 거의 종으로 태어나고 있습니다. 살기 위해서는 집이 있어야 하고 교육을 받아야 하는데 그 집의 가격과 교육비가 평생 월급을 합친것만큼 된다면 태어나는 순간 노비문서에 도장찍은거 아닙니까? 이런 나라에 왜 아이가 많이 태어나겠습니까? 태어나면 바로 노비인데. 

두번째는 분단입니다.  한반도의 분단상황은 이미 반세기도 전에 끝난 전쟁을 영원히 계속되게 만들고 있습니다. 전쟁상황은 우리를 비합리적으로 만듭니다. 왜냐면 전쟁이란 죽고 죽이는 상황이기 때문에 중용이 있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런 전쟁이데올로기 싸움의 예중의 하나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애들에게 무상급식을 주면 나라가 망한다고 하면서 투표까지 실시한 것입니다. 여기서 무상급식이 옳은가 틀린가는 논외의 문제입니다. 문제는 그런 정책을 펴면 '나라가 망한다'라는 극단적 언행을 일삼는 것입니다. 그런데 나중에 이명박과 박근혜가 돈을 얼마나 써댔는지를 들으면 무상급식이 나라를 망하게 한다는 호들갑이 얼마나 어이가 없는 행태인지 알 수 있죠. 

전쟁을 계속한다는 것은 전쟁트라우마를 유지하는 것입니다. 전쟁이란 극단적 상황입니다. 당신이 불치병에 걸렸다는 통고를 받거나 하늘에서 비행기가 떨어져 당신의 가족들이 모두 죽는다고 해봅시다. 그런 극단적 상황이 되면 모든 일상의 일이 가치를 잊습니다. 당신의 성적이나 진급, 영양섭취나 교양, 교우관계나 이웃을 돕는 행위따위는 다 배부른 소리가 됩니다. 절대로 일어날 리 없는 일이 일어나면 우리는 이런 일이 또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그런데 내일 총에 맞아 죽을지도 모르는데 오늘 시험공부하겠습니까?

세계적으로 냉전이 끝난 것도 한참입니다. 한반도 분단상황을 유지하고 우리의 정신을 단순화하는 사람들은 이를 통해서 한국 사회의 합리성을 극단적으로 내리고 있습니다. 그건 바로 걸핏하면 가족을 두들겨 패면서 왕처럼 군림하는 폭력 가장이 바깥 세상은 너무나 무서우니 나가면 누가 널 죽일지 모른다고 말하는 것과 같은 이유입니다.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사회에서는 말이 안되는 권위가 무너지기 때문이죠. 그리고 물론 말이 안되는 권위의 예가 바로 봉건적 재벌 지배고 군사쿠데타로 권력을 잡은 정치세력입니다. 

이때문에 제가 보기엔 한국 사람들의 상당수가 정신병에 걸려 있습니다. 전쟁을 겪어보지도 못한 사람들이 전쟁트라우마를 겪습니다. 판단이 극단적이고 단순합니다. 이성적 논의를 불가능하게 만듭니다. 왜냐면 세상을 흑백으로 보는 그들은 빨갱이 잡기에서 나타나듯이 쉽게 모든 인간들이 나라를 당장 망하게 할 사람들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비록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이 합법적으로 정권을 잡았지만 그들은 대선에 불복합니다. 국민의 심판을 받았으니 상식적인 수준에서 협력하겠다는 태도가 없습니다. 자기들이 망친 나라를 구해내는 대통령들인데 그들은 자기들끼리는 나라가 당장 망한다고 울부짓습니다. 

저는 분단상황이 만들어 내는 경제적 손실은 단 한마디도 아직 이야기하지 않았습니다. 그걸 빼고도 지금의 한국은 분단때문에 너무나 많은 비용을 치루고 있습니다. 이명박 박근혜 정권이 들어서도 제대로 절차가 작동하고 사법시스템이 작동했다면 우리는 많은 돈을 아낄 수 있었겠지요. 최순실-정유라는 우리가 어떤 나라에 살고 있는지를 보여줘서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줬습니다. 그게 분단상황으로 만들어진 정신병이 우리에게 치루도록 요구하는 비용입니다. 

우리는 전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이고 북한에 못들어 가는 얼마 안되는 국가의 국민입니다. 공산국가인 중국이나 우리를 침략한 일본과의 관계만큼이라도 북한과 가까이 지냈다면 왜 그 많은 사람들이 군대에 가야하며 그 많은 돈을 국방비로 써야하겠습니까. 미친 짓이죠. 황금을 옆에 두고 굶고 있는거나 마찬가지인데 요즘 젊은 사람들 중에는 통일 꼭해야 하냐고 이대로 살면 안되냐고 하는 사람도 많다더군요. 그러면서 군대가는 거 걱정하고 취직걱정합니다. 미친짓이죠. 동독이야기 하면서 비용이야기하는데 서독은 육지로 다른 나라와 다 이어져 있었고 우리는 북한으로 막혀서 섬보다 더 섬으로 지냅니다. 통일비용이 얼마인지 몰라도 분단상태라서 지금도 열심히 우리가 내고 있는 비용은 우리가 훨씬 큽니다.  

마지막은 사회공동체입니다. 한국은 주인이 없는 사회같습니다. 저는 이스라엘, 미국, 일본 등지에서 다 몇년간 길게는 10년간 살아본 적이 있습니다. 제가 보기엔 한국의 부유층, 지식인층이 가장 바보같고 부패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이유도 뻔합니다. 왜냐면 다른 나라들의 엘리트나 부유층은 자기가 살고 있는 나라가 자기 나라라는 생각이 강합니다. 그러니까 이건 내 나라라는 겁니다. 이게 내집인데 내 집을 영광되게 만들고 발전시키고 싶죠. 외적이 쳐들어 오면 엘리트 층이 제일 먼저 나갑니다. 

우리나라처럼 부자들이 다 한쪽 정당찍고 권력있는 사람들이 대부분 군대안가고 민족 배신의 역사를 감추기 바쁜 나라가 어디에 있습니까? 그 나라의 주인이라면 당연히 자기 자식도 자기 나라에서 살기 바라죠. 내가 사랑하는 나라고 내 나라니까. 우리 나라 기득권층은 재산 외국에 빼돌리고 자식은 외국에서 교육시키고 꼭 돌아올 필요없다는 식으로 키웁니다. 이 나라에 전쟁이 난다면 이 나라에서 잘먹고 잘사는 사람들, 이 나라에서 유명한 지식인층들이 제일 먼저 나라를 지키겠다고 나설것 같습니까? 이런 나라가 된 가장 큰 이유는 한국이 자력으로 독립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해방후 친일파들이 사회의 요직을 맡았기 때문이죠. 

요즘 젊은이들이 교육비때문에 고생하는거 보면 가슴아픕니다. 우리나라는 이렇게 부자인데 애들을 쥐어짭니다. 대학교육? 대학에서 강사들이 얼마받고 강의합니까? 대학이 쓰는 돈은 대부분 연구비때문에 나갑니다. 그런데 연구비를 왜 학생등록금으로 씁니까? 중간에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결론만 이야기하면 우리나라는 사회공동체가 약하니까 신세대를 귀하게 다루지 않습니다. 오직 부자 재벌자식들만 귀하죠. 신세대를 귀하게 여기는 나라였으면 장학금을 주던 애초에 등록금이 없던 신세대가 교육비 걱정하지 않습니다. 부모가 자식키우면서 돈달라고 하는거 봤습니까? 한국에서 대학보내는 것보다 일본에서 아이를 대학보내는게 오히려 교육비가 더 쌉니다. 나라를 지배하는 사람들이 나라에 대한 사랑과 주인의식이 없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은 한국이 가난한 독재국가였을 때는 오히려 덜 문제가 되었습니다. 가난이 사회적 융합력의 역할을 했달까요. 우리는 스티브 잡스 전기를 읽습니다. 그런데 시가총액이 엄청난 애플같은 회사가 지금의 한국에 있으면 어떻게 될까요? 알아서 기는 사람들과 엉터리 사회적 관행때문에 완전한 신분제 국가가 될 겁니다. 우리는 바로 멕시코나 필리핀 같은 나라가 될거예요. 한국이라는 민주공화국의 틀안에서 그런 부자회사가 삼성같은 형태로 존재할 수가 없는 겁니다. 나라가 깨집니다. 

문재인 정권들어서서 국회가 제대로 돌아간 적은 단 한번도 없으며 사법부는 지금도 적폐청산을 열심히 막고 있습니다. 자유한국당은 분단 질서를 유지하겠다고 야단이고 재벌들은 이명박 박근혜 시절에 저지른 일들에 대한 처벌을 받을까 싶어서 걱정일 겁니다. 작전세력도 돌리고 있겠죠. 작전세력이 별겁니까. 문재인 정권 무력화시키고 여론을 바꾸려고 하는 노력이지. 무엇보다 문재인 정권에 대한 지지율이 떨어지면 적폐세력들은 몇년만 기다리면 다시 정권이 바뀌어 괜찮아질거라고 할겁니다. 공무원조직이며 금융권이며 다 눈치를 보고 있겠죠. 

이건 정말 답답해서 붙이는 사족입니다만 이런 시대에 자유한국당이라도 인물이 좋으면 뽑아야 한다. 삼성이 있는 경기도의 도지사를 자유한국당이 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 정말 문재인의 지지자 맞습니까? 누굴 비난하거나 조롱하고 싶은 생각 정말 없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자랑스럽게 일 잘하고 계시지만 온 세상이 다 문대통령을 방해하고 있습니다. 외국도 문재인을 방해하고 자유한국당도 문재인을 방해하고 물론 위에서 말한 적폐세력도 그렇죠. 이순신장군이 배 열두척 가지고 바다로 나가는데 그 배에 불화살 쏘면서 나는 이순신 장군의 지지자라고 해서야 되겠습니까 정말. 문재인은 미국이나 삼성하고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데 말입니다. 노무현이 돌아가실 때 정말 슬펐습니다. 이대로 1-2년만 성과없이 시간끌면 비극은 반복될수도 있습니다. 우리 그꼴은 정말 보지 말아야 하는거 아닙니까. 

중요한건 인물하나가 아닙니다. 구조적인걸 해결해서 누가 어떤 공직을 맡아도, 문재인처럼 완벽하지 않은 분이 공직을 맡아도 사회가 상식적으로 돌아가게 하는 겁니다. 나쁜 사또 몰아내고 좋은 사또 뽑자는 식으로 적폐청산을 이해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구조를 깨부시고 정상적 국가가 되는 것. 그게 바로 노무현이 꿈꾸던 해방된 나라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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