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 전쯤 공장에서 일하다가 쓴 글입니다. 이 경험을 통해 개인의 변화보단 환경의 변화에 더 신경을 쓰게된 것같습니다.
문득 다시 읽게 되었는데 마음이 조금 언짢네요.
이 글은 노동자를 비난했지만 여러분이 이 글을 비판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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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흰 해방을 원치 않는다.
불편함, 부당함, 억울함 앞에서 너희들은 얼굴표정 하나 찡그리지 않았다. 마치 이러는게 당연하다는 듯이 억압 앞에선 고개 숙이며, 뒤돌아서면 없었던 일마냥 평온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개개인의 어리석은 탐욕으로 인해 너희는 자본의 모기들에게 집단적으로 착취를 당한다. 너희는 모기를 잡을 생각은 하지도 못하고 오히려 가려운 부위를 긁으며 일순간의 쾌락을 즐긴다.
너흰 해방을 원치 않았다. 아무것도 알고 싶어 하지 않았다. 아니 너희는 중요하지 않은 것만을 알고 싶어했다. 잡담, 수다, 어떻게 하면 시간을 소모할 수 있는지가 대화의 숨겨진 주제였다.
젊은이들은 일하는 시간이 빨리 가길 바랬고, 중년층들은 퇴근 시간이 빨리 오길 바랬다. 그들에게 일은 보람과 만족을 주는 활동이 아니라 돈을 벌기 위해 견뎌야 하는 고문이였다. 돈이 족쇄였던게 아니라 우리가 돈의 족쇄였다. 노예였다. 돈이 있었다면 하지 않았을 일들. 그런 일들을 왜 하고 있는가.
욕망과 죽음 앞에서, 스스로가 스스로를 묶었다.
Proletari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