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된 야간근무를 마치고 방에 들어왔다.
쓰러지듯 잠들고 싶었건만 여전히 손은 미약하게 떨리고 심장은 불규칙하게 덜덜거렸다.
만남 2년, 이별 2년.
방황하던 시절속에서 서로가 묻어 애정인지 애증인지 증오일지 모를 감정속에서
20대 중반은 강렬하게 모두 지나가버렸다.
이제
나는 지방 공장에서 교대근무를 하고
너는 서울 학교에서 공부를 하고
나는 어른들과 남자들과 기계들과
너는 교수들과 여자들과 공부들과
율전동 신림동 신촌 홍대 영등포 모두 이제는 실존하지만 내 마음속에만 남아있는 공간들
나는 이제 무슨 말이 하고 싶은지도 모르겠다.
사는게 뭔지 모르겠다.
다만 당면한 일을 당면할 뿐이다.
저녁을 먹고 잔여업무를 마치고 출근준비를 하러 간다.
네 카톡 프사는 여전히 이뻤기에 내 마음은 더욱 비참해질 뿐이다.
네가 이겼다.
난 비참히 돈을 벌고 넌 행복하게 연애해라.
넋두리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