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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살 아재의 회상 -기다림-
게시물ID : love_4454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금송아지2
추천 : 0
조회수 : 347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8/11/03 19:25:28
-기다림은 사랑의 진정한 미학이다 아주 엿같은 미학-



놀이터에 정신을 잃은 나는 일어나보니 친구 집이었다


내 친구는 날 이끌고 수원 남문에 자기 여자친구를 만나러 갔다


그 여자친구와 나는 예전부터 온라인으로 친한 사이였다


자리에 나가보니 자기가 용인와서 사귄 친구를 데려 왔더라 (이 여자 애는 원래 목포 살았었다)


머 만나서 해장으로 우동먹고 노래방도 가고 그랬다


그리고 집에 돌아 와서 pc를 켰다..


메일이 와있었다..



그 애에게서 온 메일이다.


미안하다고 미안하다고 우리 다음생에 다시 만자자고 했다


100생동안 계속 만나고 그후에 영원한 생동안 같이 하잖다..


엠병 난 무신론자에다 환생 안 믿는거 알면서..


우리 헤어진거 니 잘못아니라고 잘살라고


머 그런 내용이었다


다시 눈물이 났다


2001년 겨울은 그렇게 끝이 났다


난 수원 남문에서 만났던 친구가 소개시켜준 여자애와 만남을 이어가고 있었고


그렇게 2002년 2월이 됐다..



갑자기 지니로 메세지가 날라왔다..


"잘 지네?"


그 애였다 (넌 또 왜그러니)


다시 무너지기 싫었다


"응 잘지네 왜 연락한거야?"



"신승훈 노래 신곡이 나왔더라 그거 듣다가 니생각이 나서 연락했어"


(내가 신승훈 광팬이었다)


"잘 지넬거야 그러니깐 이제 연락하지 말자"


그게 마지막이 됐어야 했는데..


머 만나던 여자친구와 헤어졌다..


꼭 그이유 때문 만은 아니지만 헤어졌다



메일이 하나 와있었다


그 애 한테 온 메일이었다


"야 순간마마야 잘살고 있지? 나 오늘 이상한 메일하나 받았어 막 글씨가 깨져 있고 먼지는 잘 몰랐었는데


1월 13일 결혼 축하 한다더라 ㅎㅎ 우리의 추억 정말 소중히 간직한채 잘살자"


이런 내용이었다..



난 기다리기로 했다 그냥 그 사람 기다리기로 했다


언젠가될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내가멋진 남자가되서 기다리다보면


나에게 오는 다시 날이 있을거라 생각했다



비록 헤어져있지만 우리가 한 약속들 내가 다시 꼭 지킬거라 생각했다


다음생은 싫었다 있다 해도 내가 기억도 못할 다음 생따윈 아무 의미도 없고


난 꼭 이번생이여야 했다



기다리고 기다리다 그렇게 2002년 10월이 되었다.


메일이 하나 와있더라


어디서 어떻게 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기다리고 있다라는 소문을 들었나 보다



메일 내용은 대충 이랬다


"야 순간마마야 니가 기다리던 말던 난 내인생 살꺼니깐 앞으로 내 인생에 끼여들지마"


머 이런거였는데 실제로는 더 심했던거 같다


눈에서 불이 났다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나는 벽을쳤다


오른손이 온통 피범벅이 되었다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에게 혐오스럽다는 듯한 말을 듣는


내 자신에게 너무나 화가 났다


왜 이렇게 못났니... 왜이렇게 바보같니..


벽을향한 내 주먹질은 멈추지 않았다


내 동생이 울면서 날 뜯어 말렸다



그렇게 난 아주대 병원에 실려가서 치료를 받고 나왔다


오른손에 붕대를 감고 학교를 갔다


그 누구에게도


아무말도 하지않았다 아무 할말도 없었다



학교친구가 날 데리고 집까지 왔다 같이 자준댄다


난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그렇게 초저녁부터 잠이 들었는데


갑자기 친구가 날깨웠다


메신져로 누가 말을 걸었다는 것이었다..



그 애였다.. 손 괜찮냐고 대체 어디서 들었는지 모르겠다.


난 왼손으로 타자를 쳤지만 너무 갑갑해서 우린 통화를 했다


울고 있었다...


내가 또 울렸다.


그 큰 눈에서 눈물 흘리게 하고 싶지 않은데 내가 또 울렸다..



난 10년만 기달겠다고 했다.


니가 어떤 남자를 만나던 상관 없느니


내가 정말 10년동안 열심히 노력해서 멋진 남자 될테니깐


딱 10년만 기다리겠다고


우리 10년뒤에 다시 보자고



그 애가 말했다


나 너 좋아하는마음 다 없어진줄 알았는데 아니었다고


우리 사귀자고



난 싫다고 했다 지금 모습으로 그 애를 대할자신도 없고


노력하고 노력하고 또 변하고 변해


좀 더 멋진 모습으로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게 해주고 싶었다 


그리고 그때 그 얘는 사귈려고 잘되는 사람이 있었고  난 그걸 알고있었다..


그 사람에게 마음가는걸 알고 있었고 이건 사랑이 아니라 동정이라 생각되었다.



그후로 연락이 우린 다시 이어졌다.


매몰차게 끝내고 내가 기달렸으면 됐는데


그러질 못했다 그러기엔 그 애의 연락이 나에겐 마약이었다


그 애의 목소리는 이세상 어떤 노래보다 더 나에겐 아름다웠다


하지만 먼가 밍밍해져있었다..


그만 연락해야만 했다 이제 노력만 하면 되는거다.


하지만 그러질 못했다


중독성이 너무 강했다.



어느날 그 애에게서 잘못된 문자가 답장으로 왔다


그 남자에게 보내는 문자 였는데 나한테 잘못왔다..


나에겐 보이지 않던 다정한 말투와 이모티콘..




그때 깨달았다.


내가 걸림돌이구나


난 그 애를 행복하게 해주는 존재가  아니라 걸림돌이구나



10년의 시간도 생각해봤다


그애를 위해서라면


노력 할수있다 정말 멋지게 변할수있다


무엇이든지 할수 있다.



근데 마음은?


하지만 난 인간이었다


언제든지 변할수 있는 인간


마음이 노력으로 되는거야?


사랑이 노력으로 되는거야?


10년이란 시간동안 노력으로 니 마음을 지킬수있어?


나 스스로에게 물어보았다.


그래 난 인간이었다 빌어먹을...



난 자격이 없었다...


그사람을 기다릴수있는 자격이..


그 사람이 정말 행복하길 바란다면


그둘의 행복을 빌어주는것이 옳았다.




그 애에게 문자를 보냈다


"나 정말 손 괜찮다고 나 안 기달릴거니깐


내가 했던 말들 다 잊으라고


그냥 이상한놈이 와서 말한거라 생각 하라고"


그렇게 난 그 애 곁을 떠나갔고



월드컵의 열풍이 휩쓸었던 내 2002년은 그렇게 끝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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