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첫 걸음마를 떼던날 밤이 생각난다.
잠든 아기의 발을 한참이나 만지며 왠지 울적했었다.
굳은데 하나없이 보들보들 비단처럼 곱기만 한 발이
이제 세상을 향해 스스로 걸음을 시작하는구나 싶어서.
두돌이 지난 지금 아이의 발바닥은 제법 단단하다.
맨발로 타일바닥을 달리고 또 달리고
소파와 침대를 번개같이 올라 뛰고 또 뛰고
몇달전에 산 운동화는 벌써 엄지발가락이 꽉 찼다.
성장. 아이는 하루가 다르게 자란다.
그 변화는 너무 빨라서 가끔은 아쉽다.
강보에 꽁꽁싸매 손바닥만하던 네가
이제는 아빠 키의 절반을 넘어서고
스스로 목도 가누지 못해 얌전히 누워 울기만 하던 네가
어디든 마음대로 가겠다고 내달리고
눈깜짝할새에 참 많이도 컸다 우리 아기.
그래도 이 모든 것에 너무 감사하고 행복하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건강하게 잘 자라길 기도한다.
우리의 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