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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민사학과 한국고대사 -이희진
게시물ID : history_146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광주노총각
추천 : 10/13
조회수 : 763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1/05/20 22:40:43


이렇게 식민사학의 전통을 이어받은 자들이 한국 고대사 학계를 장악하고 있다면, 당연히 궁금해질 문제가 떠오른다.식민사학의 이론과 논점은 무엇이고, 그들의 체계와 계보는 어떻게 되는가 하는 것 등이다. 그런데 이를 궁금해 하시는 분들께 적지않은 실망을 안겨 드려야 할 것 같다. 별로 볼만한 내용이 없기때문이다. 나름대로 변명하자면 이렇다.

일단 식민사학의 논점은 깊이 달고 자시고 할 것도 없다.
"조선인은 열등한 민족이다. 그래서 옛날부터 남의 지배나 받고 살아왔다. 당파성이 강해서 자기들끼리는 단결도 안되고,
나라를 운영할 능력도 없다. 이런 것이 역사를 통하여 증명된다"는 식이다. 고대사부터도 "나라의 꼴도 제대로 갖추지 못했던 허약한 집단들이 중국 일본 지역의 세력들에게 허구한 날 지배와 압박을 받으며 비굴하게 연명해왔다"는 식으로 몰아간다.

식민사학의 이론이라고 해봤자 이런 결론을 체계화하겠다는 것밖에 안된다. 되지도 않은 결론을 내놓고 이것을 논리적으로 체계화하겠다는 짓을 '이론'이라고 쳐주어야 하는지부터 의문이다. 다시 한 번 강조해야 할 것 같다. '식민사학'이라는 것 자체가 정치적으로 만들어졌지, 무슨 학문적 배경이 있는 게 아니다. 단지 학문으로 위장할 필요가 있어서 껍데기로 내세운 '학문적 체계'에 많은 사람들이 헛갈리고 있을 뿐이다. 내용을 조금 알만한 사람이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론'이라고 할 만한 것이 거의 없다. 어떻게 보면 식민사학의 이론과 논점을 궁금해하는 것부터가 그에 대한 과대평가일 수 있다. 더욱이 이 책의 중심주제인 한국의 식민사학 추종자들에게까지 '이론'을 따지려들면 더욱 한심해진다. 그 이유로는 대한민국의 식민사학 추종자들은 자신들의 학문적 성향을 인식하려 하지도 않는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강조해야 할 것 같다.

자기가 무슨 짓을 하는지 조차 제대로 인식하려 하지 않으려는 자들에게 치밀한 이론따위가 있을리 없다. 그저 자기들이 배워 알고 있는 지엽적인 결론을 정당화시키고자, 생각나는 대로 아무거나 근거랍시고 끌어다 맞추어놓고 그걸 '학문'으로 포장할 뿐이다. 그러다 보니 대한민국 식민사학 추종자의 계보를 짜기도 난감하다. 그런 계보 같은 것이 나오려면 나름대로 투철한 목적의식을 가지고 후속세대를 양성해야 한다. 하지만 미친 놈이 아닌 한, 대한민국의 학계에서 식민사학의 이론과 체계를 지키자는 신념을 가진 사람이 있을 리 없다.

식민사학의 전통이 이어지는 이유부터가 전혀 다른 데에 있다. 투철한 신념과 소신이 아니라, 선생이 알고 있는 찌꺼기 같은 지식에 매달리는 태도가 쌓이고 쌓여 '전통'으로 둔갑해 버린 것이다. 그들의 연구성과에 치밀한 논리와 근거가 나타나지 않는 것도 당연하다. '학풍'이라는 말을 갖다붙이기 민망할 정도로 일관된 체계 같은 게 없다. 있다고 해야 자기선생이 내린 결론이 무조건 옳다고 억지를 쓰는데나 일관성이 보이는 정도다. 그들의 계보라는 것은 그저 선생의 눈에 잘 보여 이 바닥에서 살아남은 자들의 명단일 뿐이다.

그렇게 살아남아 특별히 업적을 낼 의지가 없는 사람은 학문적 색깔 자체가 없다. 식민사학의 특징이 눈에 띄는 자들은 대부분 튀어보려고 저질 연구를 쏟아내면서 나타난다. 따라서 식민사학의 계보는 연구자의 인격과 관련이 깊지, 학맥과 연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아예 학문 세대로 한 代를 건너뛰어 버리는 경우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학문적 이론이 체계적으로 계승된다는 의미의 계보는 짜기도 난감하다. 그래서 대한민국 역사학계, 특히 고대사 학계의 식민사학 문제는 식민사학 자체의 논리보다 학계의 구조적 비리와 훨씬 더 밀접하게 얽혀있다. 이런 사정이 아이러니칼하게도 대한민국에 침투해있는 식민사학의 잔재를 체계적으로 추적해서 청산하기 어려워진 이유가 되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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