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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금주의]먹이
게시물ID : panic_1465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계피가좋아
추천 : 11
조회수 : 2799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1/04/28 20:48:37
"아랫집 요리는 스파게티인가봐요." 아내는 음식을 만들며 나에게 말을 건다. "윗집은.. 카레인가?" 코를 벌름거리는 그녀는 이웃집 저녁메뉴 얘기에 푹 빠졌다. 아내는 후각이 뛰어났다. 윗집이 무엇을 먹는지, 아랫집이 무슨 요리를 하는지 다 알아챘다. 그렇게 후각이 뛰어난 그녀가 냄새를 맡지 못한것이 있다. 바람이다. "저녁 약속이 있으니깐 늦을거야" 나는 문을 박차며 아랫집으로 향했다. 어제 우리집 아래층에 젊은 여자가 이사왔다. 이삿짐을 보니 호화스러운 가구들과 검은 그랜드 피아노가 눈에 띄었다. 딱보니 잘사는 사람인것 같은데 이런 초라한 아파트에 온 이유가 궁금했다. 다음날 장을 보려고 옷을 차려 입던 중 문득 그녀 생각에, "아니, 잘사는 여자가 이런 아파트에는 왜 왔대?" 라고 티비보는 남편에게 말을 걸었지만 그는 귀찮은 듯 아무 말이 없었다. 그런 그를 놔두고 나는 장을 보러 나왔다. 한가한 주말 오후, 그의 아내는 장을 보러 가고 그는 티비를 보고 있었다. "띵동, 띵동" 벨이 울리자 그는 티비를 끄고 현관으로 나왔다. "누구세요?" "아랫집 이사온 사람인데요.. 떡 드시라고.." "아.. 네." 그는 그녀에게 문을 열어주었다. 그 일이 그녀와 그를 이어주는 계기가 되었다. 언제쯤인가 그녀가 나에게 브랜디를 건네며 심오한 말을 했다. "지금 행복하세요..?" "하하..글쎄..?" 나는 그냥 웃어 넘겼다. "제가 이 아파트에 왜 온지 아세요?" "글쎄..?" "한 사람을 찾으려구요.." 그녀는 전에 아내가 이상하게 여겼던 부분에 대해 말하는 것 같았다. "저에겐 언니가 한명 있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없어요." "왜지?" "어느 남자에게 강간당한뒤 우울증에 걸렸고, 끝내 자살했죠." 내 뇌 구석에서 희미하게 그 일이 기억난다. "내 언니를 먹이로 삼고도 그는 가정을 꾸린 뒤 행복하게 살았어요." 비가 억수같이 퍼붓던 날 나는 한 여자를 강간했다. 지금 그 일이 막 기억난다. 아까 한모금 들이켰던 브랜디 때문일까, 눈이 점점 감겨온다. "내 언니가 당신의 먹이가 되었듯이, 당신도 나의 먹이가 될 거야." 내가 눈이 감기면서 들었던 그녀의 마지막 말이다. "이이가 왜 이렇게 늦지?" 그녀는 장보러 간 사이 사라진 남편때문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저녁을 준비하던 그녀는 코를 벌름거렸다. "근데 아랫집 저녁은 무엇일까? 생전 맡아보지 못한 냄새네." 출처 웃대 - 바밥바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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