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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그리고 철학
게시물ID : phil_1465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aiidyn
추천 : 1
조회수 : 455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16/10/06 14:0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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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타가 어두운 사막을 지나가고 있다.
낙타 등에는 사람이 타고 있고, 뒤에서 낙타 눈앞에 등불을 비추고 있다.
그리고 낙타는 그 등불을 따라 가고 있다.
 
낙타가 찾고 있는 것은 물이 있는 곳이다.
그러나 날이 어두워서 앞에 보이는 것이라고는 별로 없다.
뭔가 보여도 그것은 너무 멀리 있으며, 무었인지도 확실치 않아 가야할지 망설인다.
물을 찾기 위해서 낙타는 어딘가론가 가야만 할것 같은데 도데체 무었을 기준삼아 가야할지가 막막한 것이다.
그리고 눈앞으로 너무나 확실한 등불이 보인다.
이것은 물도 아니고 무었인지도 정확히 모르겠지만,
어차피 어두운 사막을 헤매고 있는 불안한 현실에서 이 등불은 낙타에게는 구원과도 같은 것이다.
그리고 낙타는 이것저것 생각하고 고민하고 걱정하는 대신 그냥 이 등불을 믿고 따라 따라가기로 한다.
이 등불이 있는 곳에 물이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말이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아무리 등불은 계속 따라가도 등불은 조금도 가까워 지지가 안는다.
그렇다고 이제와서 이 등불이 혹시 가짜가 아닌지 의심할수도 없다.
그런 생각을 품는 순간 현실은 너무나 혼란스럽고 비참하고 괴로워지기 때문이다.
마음의 평안을 위해서라도 낙타는 눈앞에 등불을 믿어 의심치 말아야 한다.
정작 현실에서의 자신이 어디에 있으며, 어디로 가고 있는지도 모르면서 말이다.
이쯤되면 낙타에게 중요한 것은 물을 찾는 것이 아니라 등불이 있는 곳을 따라 가는 것이 된다.
그런식으로 계속 등불을 따라가면서 근처에 오아시스를 보지도 못하고 지나치기도 하고,
심지어는 멀리 오아시스를 보고도 등불과 방향이 다르다고 그냥 무시하고 가게 될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주변을 돌아보지 않고 눈앞에 등불만을 확신하며 앞으로 나아가던 낙타는 드디어 어딘가에 도착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곳은 자신이 아닌 등뒤에 탄 사람이 결정한 곳이고, 그곳은 자신이 바라던 곳이 아니라 뒤에 탄 사람이 바라던 곳이다.
대신 등불은 낙타에게 혼란스러운 세상에서 번뇌없는 안정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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