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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금에 나오는 궁중 요리
게시물ID : humorbest_1465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
추천 : 338
조회수 : 48226회
댓글수 : 7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03/10/30 21:05:25
원본글 작성시간 : 2003/10/30 17:38:30
드라마 속에 나오는 음식이 자세히 볼 수가 없어 매우 궁금하다는 말씀이 많네요.
이번 회에는 주로 이제껏 방영되었던 음식을 가지고 이야기 해 드릴께요.

> 떡'과 '인삼통정과'

인삼통정과를 올린 떡케잌
아마 드라마 시작에서 제일 먼저 나온 음식이 무엇인 줄 아무도 모를 꺼예요.
아세요? 잘 모르시죠. 제가 답할께요. 사약이에요. 연산군 모후 폐비 윤씨가 마시던 사약 말예요.^^
실은, 연산군이 베푼 연회장에서의 음식 이야기를 해 드리려고 해요.
최고 상궁이 왕의 상을 마지막 점검하는 중 손을 한번 슬쩍 대어 음식을 변신 시키고, 이것을 왕께 올려 극찬을 받는 장면인데요.
그 장면에 나온 음식은 떡이었고 마지막 위에 올린 것은 인삼통정과였습니다.

음식을 만들 때의 과정은 크게 둘로 나눌 수 있습니다.
재료와 양념은 음식의 맛을 내는 역할을 하고 고명은 음식의 모양을 내는 역할을 하게 되지요.
고명을 쉽게 풀이하자면 다 완성된 음식을 그릇에 담고 마지막에 달걀지단이나 깨소금, 실고추, 잣, 대추 등을 위에 올려 음식이 더 돋보이게 하는 것을 말합니다.
마치 우리가 옷을 입고 화장을 하고, 마지막에 액서사리를 하여 더 아름답게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죠.
대장금에서는 음식이 화면에 잘 나타내지도록 해야 하므로 인삼통정과(수삼을 꿀에 오래도록 조린 것)와 주악을 고명으로 썼지요.

임금이 잡수신 것은 주악이란 떡입니다.

주악은 찹쌀가루를 반죽하여 맛있는 소를 넣고 송편모양 빚어 기름에 튀겨낸 떡입니다. 임금님의 잔치상에 가장 중심이 되며 화려하게 장식하고 가장 높이 쌓는 음식이 떡입니다. 밑에는 편편한 떡을 각가지로 올리고 맨 위에 자그맣고 맛있고 예쁜 떡을 올립니다. 그것을 고명떡 또는 웃기떡이라 합니다.

    

    

 고임떡위의 고명으로 쓰인 삼색주악

웃기떡으로 쓰인 삼색주악


> 곰발바닥에 닭과 인삼을 넣은 '계삼웅장(鷄蔘熊掌)'

계삼웅장

다음 연산군이 예전에 먹어보았던 음식을 찾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 음식은 계삼웅장(鷄蔘熊掌)입니다.

우리는 실제 보지도 못한 곰발바닥(손바닥?)에 닭과 인삼을 넣어 찜을 한 것입니다. 북경요리에 속하는 것입니다. 곰발바닥요리? 중국음식의 팔대진미에 든다는 이야기는 잘 아시죠? 웅장을 연산군이 즐겼다는 확실한 기록은 없지만 연산군은 다른 왕보다 육식을 즐긴 것으로 기록에 나옵니다.
(계축일기에 의하면 연산군은 날고기를 좋아했으므로 이를 빙자하여 한 고을에서 하루에 생우7마리를 잡았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웅장을 먹은 기록은 있습니다. 고려 공민왕(1352-1374)때 상납물 중에 웅장과 표태(범의 애기집)가 나오며, 음식디미방(1670)이란 최초의 한글조리서에는 웅장손질법과 편육과 구이가 나옵니다.
실은 웅장은 털이 많아 그 털을 끓는 물에 데치거나 불에 그슬려 없앤 후 은근한 불로 오래오래 고아낸 후 음식을 만듭니다. 살보다는 말랑말랑한 아교질이 웅장의 진미일 것입니다.
옛날에는 짐승들을 지금처럼 사육을 할 수 없으니 다 야생의 것들을 사냥해서 고기를 구했지요.
그래서 지금보다 훨씬 먹는 고기의 종류가 다양 했답니다. 노루,꿩,사슴,산양,산돼지,표범,토끼,매,거위오리,메추라기,백조 등등 입니다.

지금은 고기라하면 비만을 생각하여 먹기를 싫어하지만 얼마 전까지 최고로 맛있는 음식은 고기였지요. 그래서 임금께 좋은 음식인 고기를 많이 올리다보니 비증에 걸리고, 종기나 등창 때문에 고생한 왕들이 많답니다.

드라마에서도 문종이 욕창으로 고생했다하며 그 이유가 수라간에서 돼지고기를 많이 올렸기 때문이라 하였습니다.
실은 실록에 의하면 전순의란 어의가 돼지고기가 아닌 꿩고기를 잡숫도록 내버려두어 탄핵이 된 경우가 나옵니다

> 어린 장금이 쏟았던 '타락죽'

잣죽_타락죽
3의 마지막에 어린장금이 친구와 주방에 들어가 잘못하여 임금의 밤참을 쏟는 장면이 나오지요. 그 음식은 타락죽이라는 것입니다.

타락은 우유를 말하는 것이고 궁중과 특권계급에서만 쓰이던 보양제였습니다.
우리는 지금 세월이 좋아 음료수처럼 마시지만 궁중에서는 내의원에서  송아지를 낳은 암소의 젖을 짜서 약처럼 썼고, 임금이 신기가 안 좋거나 병이 나면 올리며 특히 아침 일찍 보양식으로 올리던 음식입니다.
타락죽은 멥쌀을 갈아서 우유를 물대신 넣고 매끄럽게 죽을 쑵니다.

타락죽과 궁녀와의 관련한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고종 말년 약방기생을 하던 분 이야기에 의하면 별궁에 별입시(절차 없이 임금을 사사로이 뵙는 일)하여 임금과 하룻밤을 지내고 나온 약방기생은 분락기(分駱妓)라는 은어로 쓰였다고 합니다.
분락기란, 임금에게 올려진 귀한 우유죽을 나누어 먹었다는 뜻이랍니다.
이렇듯 귀한 타락죽을 쏟았으니 당황해하며 장금이 대체할 수 있는 음식을 찾게 됩니다.

연근과 생강만 남아있어 궁중음식 안에서 적합한 음식을 찾다보니 생란과 응이 였습니다.
3 마지막 끝나는 장면이 생각나시는지요? 생강을 다지는 장면인데요, 모두들 그것이 무엇이 만들어지는지 궁금해하셨습니다.


> 타락죽을 대신한 '생란'과 '응이'

연근응이와 생란

생란이란 과자로 “강란”이라 부르기도 하며, 곱게 다진 생강을 물에 여러 번 헹구어 한번 슬쩍 데쳐내어 꿀을 넣고 쨈처럼 조립니다.
그리고 나서 거의 졸았을 때 생강에서 나온 녹말을 넣고 엉기게 합니다. 식힌 후 세뿔이 난 생강모양으로 빚어서 잣가루에 굴립니다.

드라마에서 어찌나 왕이 맛있게 잡수셨던지 모두 침을 삼키셨을 꺼예요.

생강녹말은 매우 귀하게 쓰던 재료로 생강 다진 것을 물에 헹구어 고운 체에 받치면 뿌연 물이 남고 시간이 지나면 밑에 녹말이 가라앉습니다.
그것을 말려서 씁니다. 생강녹말은 꿀을 넣고 반죽하여 아주 작은 다식판에 박아 한약을 들고나면 입가심으로 먹었다 합니다.

란(卵)이란 알이고 생란하니 생강을 알로 만들었다는 뜻입니다.
대추, 밤도 곱게 으깨어 마찬가지로 해서 제 모양으로 만들면 조란, 율란 이렇게 부릅니다.

연근응이는 연근을 갈아 가라앉은 녹말을 물을 많이 붓고 묽게 풀기가 있게 쑤는 죽으로 말갛게 비칩니다. 응이란, 전분을 묽게 풀기 있게 익혀서 음료처럼 마시게 하는 것입니다. 오미자와 꿀을 넣어 분홍빛이 나며 새콤하게 하여 마십니다.

> 생각시들의 잣솔끼우던 '오엽송'

4에는 궁중생각시들이 손끝의 감각을 키우는 장면이 잣솔끼우기로 나오는 것을 잘 보셨을 것입니다.

    

    

 잣솔끼우는 장금

마른안주 오절판 속의 잣솔

잣솔은 잣을 솔잎에 하나씩 끼워 5개씩 모아 붉은 실로 묶어 육포와 함께 안주로 많이 내놓습니다.
잣나무는 솔잎이 다섯 개씩 붙어 있어요. 그래서 5개를 끼우는 것이고 일명 오엽송이라 합니다.

지금은 우리가 ‘잣’하면 하얗게 벗겨진 상태만 보는 데 옛날에는 잣의 딱딱한 껍질 깨기도 힘들었고, 또 그 안의 잣은 누릇한 속껍질에 싸여 있어 그것도 벗겨야 했습니다.
속껍질을 벗겨도 뾰족한 끝에 껍질이 남아 있게 되는데, 이것을 생각시들에게 시켰지요. 아주 단순한 일이면서 손끝감각 기르기엔 안성맞춤이었겠지요.

궁중음식에는 잣이 아주 많이 쓰이거든요. 손끝으로 끝에 붙어있는 것을 떼어낼 때, 궁에서는 고상하게 ‘잣 고깔 따라’ 하지만 민간에서는 ‘잣 눈꼽 떼라,’ 말한다 합니다.
궁이란 곳이 원래 경어를 많이 쓰고 상스런 말은 안 쓰잖아요.
p>5부- 정상궁의 첫솜씨 맥적(貊炙)

중종이 아침수라를 드시면서 맛있다고 칭찬하신 정상궁 솜씨의 음식은 맥적(貊炙)이지요. 요즘말로 하자면 돼지불고기지요.

드라마속 요리 장면

첫 수라상을 올리는 장면

 그러면 오늘 날까지 전해 내려오는 전통적인 고기구이 즉, 너비아니나 불고기는 맥적에서 비롯된 것이므로 맥적의 원류에 대하여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중국 진나라(BC300-400년)책 수신기에는 “맥적은 하찮은 다른 민족의 먹거리이거늘 태시 이래 중국인이 이것을 숭상하여 중요한 잔치에 이 음식을 내놓으니 이는 외국의 침략을 받을 징조이다”라고 적혀있습니다.

맥족이란 중국의 동북지방 고구려민족을 말하며 중국인들의 상에 외국음식이 오르는 것을 외세침략으로 보았다는 점도 흥미롭게 볼 수 있습니다.

지금 우리나라에 외국 음식일색으로 판을 치는 것을 보고 일부에서 매우 우려하는 점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나라는 목축을 하지 않아 고기는 사냥에서 얻어진 것이니 귀할 수밖에 없었고, 고려시대만 해도 숭불정책으로 고기음식도 금하였으니 도살법도 미개하였다 합니다.

그러나 몽고인과 회교도와의 교역으로 다시 맥적이 살아나고 그 후 특히 개성음식으로 발전했다합니다.

맥적(貊炙)

개성에서는 특히 ‘설야멱적(雪夜覓炙)’이라하고 고기를 굽다가 냉수에 담갔다가 다시 굽고 하기를 반복하여 구우니 눈 오는 겨울밤 술안주로 안성맞춤이란 이야기가 해동죽지(1925년)에 나옵니다.

개성의 고기숯불구이를 ‘설야적’이라 한 이유를 송 태조가 눈오는 밤 진을 찾아가니 숯불에 고기를 굽고 있었다는데서 연유된 말이라 합니다.

 

> 맥적 만드는 법!

맥적 만드는 법은 돼지고기를 넓적하고 두툼하게 떠서 병이나 밀대로 두드립니다. 양념은 된장과 간장을 물과 섞어 푼 후에 양념인 부추 달래, 파를 되는대로 숭숭 썰고 마늘은 굵게 다져 넣고 술과 엿을 넣어 고기를 두세시간 재워 놓습니다. 그런 후 숯불에 직화로 구우면 됩니다.

양념에 재웠다가 직접 불기를 닿게 해서 굽는 한국의 불고기와 갈비구이는 어느나라에서도 따라올 수 없는 맛이지요.

바로 감칠맛을 가진 간장, 된장으로 양념을 했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돼지고기하면 고추장을 넣어 빨갛게 양념해서 굽는 법이 일반적이나, 한번 된장을 넣어 옛법대로 해보는 것도 또 다른 잊혀진 우리음식을 찾아내는 길도 되겠지요.

5부 - 최고수라상궁이 베푼 잔치음식

죽순채
  >죽순채

정상궁이 수랏간 최고상궁이 되었음을 축하하는 궁녀들의 회식이 벌어진 장면을 기억하시지요?
모두들에게 죽순채를 맛보도록 하며 무엇이 들어갔는지 질문하는 장면입니다.
우선 죽순채는 늦은 봄 햇죽순이 나왔을 때 그것을 삶아 얇게 썰어 볶고, 미나리, 숙주, 쇠고기 등을 넣고 초간장으로 산뜻하게 무친 채소음식입니다.

금영은 들어간 양념을 외우나 정상궁이 질문을 한 의도는 다른 것에 있었지요. 특이한 재료를 넣고 그 맛을 알아차리는 미각을 가진 자를 알아내고자 했습니다. 장금이가 맞추었지요. ‘홍시’라고요.

실은 홍시를 음식에 넣은 예는 궁중음식에는 없습니다. 작가의 기발한 착상이 흥미를 자아내게 한 것이지요. 설당이 귀하게 쓰였던 때. 단맛의 대치와 감의 효능을 넣어 이야기를 만든 것입니다.저도 해서 먹어보니 그럴 듯 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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