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그대로에요...
졸업한지 1년째 백수인데 점점 힘이 빠지고 무기력해져요.
제 전공은 적어도 석사까지는 해야 그걸로 일자리 구할 수 있는 전공이에요.
학부만으로는 어디 가서 명함도 못 내미는... 취업을 위한 거라면 정말 최악의 전공이라고 할 수 있죠.
그래도 제가 선택한 전공이라서 그쪽으로 갈 줄 알고 학교 다닐 때는 마냥 열심히 했어요.
적극적이라고 할 수는 없어도 열심히는 했어요.
그런데 원래부터 있던 우울증이 가장 중요한 마지막 학기에 가장 심하게 와서
대학원 진학하기 위해 해야 할 것들, 채워야 할 기준들 다 내려놓고 갑자기 다른 분야로 가겠다며 졸업해버렸어요.
제 전공에서 도망치면 우울에서 벗어날 수 있을 줄 알았나봐요.
결론은 이도저도 아닌 사람이 되었어요.
그 다른 분야로 취업하려고 해봐도 제가 꾸준히 해온 분야도 아니고,
또 그렇다고 그만큼 열정도 없으니까 정말 안 되더라구요.
우울증도 조금씩 치료 받으면서
다시 원래 전공쪽으로 대학원을 가려고 알아보는데
아... 그냥 너무 연줄도 없고 돈도 없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자신도 없네요.
지구의 쓰레기가 된 것 같아요. 저처럼 의욕 없는 인간이 뭘 제대로 할 수나 있을까요.
진짜 평소 같으면 그래도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하는데 점점 지쳐요...
쉬운 길은 없다는 거 알아요.
쉬운 걸 바라는 게 아닌데, 어려워서 괴로운 게 아니라
이겨낼 힘도 의욕도 없는 한심한 정신상태라서
늘 울고 싶어요.
책 펴놓으면 2분도 집중 못해요.
불안하고 눈물이 나서 금방 접어요.
이러면서 무슨 대학원인가 싶고...
노답이죠. 노답이에요.
답을 얻으려고 쓴 건 아닌데
그래도 들어주셔서 좋네요.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