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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과 실화]돼지새끼 아롱이
게시물ID : animal_14664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부두노동자
추천 : 1
조회수 : 860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5/11/24 09:17:40
 
 
 
우리집에는 스피츠 두마리가 있다.
아롱이와 다롱이.
 
서열상으로는 수컷인 다롱이가 우세하나 도도함만으로 따지자면 암컷인 아롱이가 우위를 차지한다.
암컷인 아롱이는 스피츠주제에 점점 돼지새끼가 되어간다. 잘먹고 잘 안움직인다.
다이어트 시키겠다고 다이어트 푸드까지 사줬는데 매번 귀엽다며 먹을것을 투척하는 장인때문에 망했다.
 
 
반면 수컷인 다롱이는 새끼때 잘 안움직이다가 최근에 와서 흉근과 이두박근이 발달하기 시작하더니 옷걸이를 등반하는가 하면
침대와 식탁 사이를 뛰어다니며 왜! 나! 빨리! 안아줘! 하고 안아주지 않으면 발가락을 물어뜯는다.
그리고 넌 나에게 귀를 물어뜯기겠지 존나 내가 울산의 타이슨이다.
 
 
하지만 나는 이 둘의 차이가 그렇게 크지 않을거라고 생각했다. 그저 얌전하고 활발한 정도의 차이일거라고만 생각했다.
허나 오늘 차에 짐을 싣고 아롱이를 태우려고 하는데 이년이 두번쯤 점프를 하더니 실패하자 그자리에 앉아버리곤 한숨을 쉬었다.
그 모습을 본 장모님이 "아이고 이 돼지년아" 하면서 혀를 차고 아롱이를 들어올려 차에 실었다(?)
 
이 펑퍼짐한 애는 차에 타자마자 한숨을 쉬며 드러누워버렸고 "야 배보여줘 복종하라고 야 야" 하는 말에는 "나는 도도하다" 하며
절대 배를 보이지 않는 고고함까지 보였다. (여담이지만 수컷인 다롱이는 이름만 불러도 달려와 배부터 보이는 쉬운남자다.)
 
어느정도로 살이 쪘는지 간식을 멀리 던지면 세걸음쯤 가다가 그자리에서 주저앉아 간식을 포기한다. 반면에 다롱이는 간식을...
비유하자면 도쿄돔에서 이치로가 던진 간식을 이대호가 빠따로 쳐서 장외로 날려보내도 줏어먹는다.
 
아롱이년의 기행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스피츠는 매우 예민한 종이라고 들었다. 해서 사람을 보면 매우 많이 짖는데, 다롱이는 짖다가도 아는사람이다 싶으면 반가워서
더짖는다. 반면 아롱이년은 힘차게 짖다가 아는사람이다 싶으면 "뭐야 너냐" 하고 그자리에 드러누워버린다.
다롱이는 동생인 아롱이를 매우 좋아해서 만날때마다 같이놀자고 달려들지만 아롱이년이 게으르다 해서 펀치력까지 없는건 아니다.
매번 쳐맞고 쫓겨다닌다. 물론 반경 1미터 이내에만 오지 않으면 절대 움직이지 않는다.
 
문득 나무늘보가 생각난다. 존나 쓸모없는주제에 아직까지 멸종안한 애들.
우리집 아롱이년도 그러하다.
존나 게으른 주제에 아직까지 잘먹고 귀여움받고 다닌다.
반면에 다롱이는 존나뛰어도 개껌하나 먹기위해 애교를 분투하지만 성공률이 매우 희박하다.
 
개의 세계에서도 될놈은 되고 안될놈은 죽어도 안된다는걸 보여주는 것 같다.
 
아롱이년은 또한 못생긴것을 참지 못한다.
밥을 먹거나 tv를 보다가 뭔가 걸려서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때 찡그리면 겁나짖는다.
농담이 아니다. 보여주지 못하는게 한이다. 못생겨지는 타이밍에 짖는다. 근데 날보면 다른가족들을 볼때마다
좀 더 자주 짖는다. 짜증난다. 반면 잘생긴 처남앞에서는 한번도 짖은적이 없다. 와이프앞에서도 마찬가지지만
어쩐지 장인과 내 앞에서만 짖는다. 죽여버릴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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