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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랑, 모란이 피기까지는
게시물ID : readers_3290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한날,한시
추천 : 1
조회수 : 312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8/12/31 09:00:17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 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읜 설움에 잠길 테요.
오월 어느 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 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느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 뿐, 내 한 해는 다 가고 말아,
삼백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옵내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봄을 기다리고 있을 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 김영랑, 모란이 피기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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