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비중을 둬서 파고들 사안도, 인물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만, 굳이 여기에 힘을 실어주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아 글을 씁니다. 영상을 보고 알 수 있는 내용을 몇 가지만 짚죠. 첫 번째 영상과 두 번째 영상을 나눠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첫 번째 영상에서는 본인이 왜 학원 강사가 되기로 결정했는지에 대한 설명, 4개월 동안 왜 잠수를 탔는지에 대해 설명이 주를 이룹니다. 첫 번째 영상에서 몇 가지 체크포인트를 짚어보죠.
1-1)공익신고를 위한 준비는 어디에?
보통 내부고발을 하려면 준비를 많이 합니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인 경우가 많아서 그렇습니다. 조직에서 반박하기 어려울 정도로 확실한 증거를 확보한 뒤에야 고발이라는 행위로 이어집니다. 그러나 신씨의 주장들을 살펴보면 이렇다 할 증거가 보이지 않습니다. 공무원 시절 배석해서 들었거나, 상급자가 통화하는 걸 들었거나, 관계자가 자신에게 해준 이야기를 토대로 자의적 판단을 한 내용이 대부분입니다. 누가 어떤 죄를 저질렀는지 특정하는 것이 아니라 뭉뚱그려서 ‘잘못이다’라고 지적하고 있는 것이죠. 이유가 있겠죠? 2일 기자회견장에서도 흔한 기자회견문도 준비하지 않았습니다.
1-2)결론은 ‘왜 강의하지 못하나’
첫 번째 영상 말미에 계좌번호를 공개하면서 ‘강의를 다시 시작해서 본격적으로 돈을 벌어야 먹고 살 것 같은데 영상 찍으면 사실 이슈가 되는 동안은 강의 못하지 않을까요?’라며 본인이 처한 상황은 강의를 도저히 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점을 어필하고 있습니다. 누구에게요? 본인이 계약한 학원 관계자들에게요. 두 번째 영상에서 다시 언급됩니다만 본인이 굳이 학원배너를 영상에 넣은 것도 ‘사람으로서 도리가 아니라서 무리해서 광고를 넣어봤던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보통 대형 학원에서 강사계약을 할 때 계약 미이행에 대한 위약금이 상당한 수준이라는 것은 잘 알려져 있죠.
두 번째 영상은 첫 번째 영상이 사회적으로 문제를 일으키고 난 이후 나온 것이죠. 그런데 분위기가 바뀌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2-1) 수신자는 ‘박성동 국장님’
두 번째 영상은 박성동 국장에게 보내는 편지로 보입니다. 중간에 자신이 학원 광고를 했던 것이나 퇴직 이유 등을 설명하고 있지만 전체 맥락은 박 국장에게 자신의 행동이 정당하다는 항변입니다. 그런데 신씨가 애초 영상을 만든 이유는 공익적 폭로라면서요. 그런데 왜 수신자가 박 국장 개인일까요? 어쨌든 현재 두 사람은 법정에서 마주쳐야 하는 관계라는 점은 분명합니다.
2-2) 확신범의 특징을 강조하다
신씨는 자신이 공무원으로 생활하면서 획득한 정황정보, 그러니까 들었던 이야기들을 종합했고 스스로 판단하기에 부당하다고 생각해서 영상을 만들었다고 하죠. 본인이 표면적으로 설명한 것은 그렇습니다. 두 개 영상에서 ‘국가공무원 비밀엄수 위반’으로 처벌을 받을 것이라는 점은 계속 상수로 두고 있습니다. 본인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익신고를 한다는 것이죠. 그런데 공익신고자 보호법 제2조 2호에는 공익신고로 보지 않는 두 가지 경우를 설명합니다. 하나는 ‘공익신고 내용이 거짓이라는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음에도 공익신고를 한 경우’, 다른 하나는 ‘신고와 관련하여 금품이나 근로관계상의 특혜를 요구하거나 그 밖에 부정한 목적으로 공익신고를 한 경우’입니다. 두 번째 영상에서는 본인이 폭로한 내용에 대해 본인이 분명한 확신을 가지고 있었고 그럴만한 정황이 있다는 점을 중점적으로 설명합니다. 두 번째 영상 말미에 신씨가 박 국장이 알 만한 이야기를 늘어놓는 대목이 대표적입니다. 기재부에서 일할 당시 박 국장과 긴밀한 소통이 있었던 것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공개된 내용을 보면 신씨를 신뢰할 만한 근거는 많지 않아 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씨에게 주목하는 언론은 문제가 많은 언론이라고 봐야겠죠. 기자들도 맥락과 진실에 대해 관심을 조금이라도 갖는다면 전파, 인력 낭비라는 점을 알 수 있을 겁니다. 신씨가 정말 확실한 물증을 내놓기 전까지는 거리를 두는 것이 언론의 정도일 겁니다.
(참고자료)
신재민 첫 번째 영상 – https://youtu.be/hILrczFY3Kk
신재민 두 번째 영상 – https://youtu.be/2zFGHstXUbQ
기자회견 영상(1월2일) - https://youtu.be/s5HwhpN3vzE
출처 | http://the-persimmon-tree.tistory.com/76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