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아이유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하루 종일 시끄러웠습니다. 지난해 초 매입한 46억원짜리 토지, 건물의 현재 시세가 23억원 가량 뛰었다는 겁니다. 이 이슈가 소비되는 과정에서 확인해봐야 할 체크포인트를 몇 가지 짚어보겠습니다.
1) 최초 기사는 투기를 말하지 않았다
아이유 소유의 부동산 가격이 급등했다는 최초 기사는 ‘스카이데일리’라는 인터넷언론사입니다. 경제 이슈, 특히 부동산 이슈를 주로 다루는 회사입니다. 7일 새벽 4시 59분에 “[단독]아이유·허진수·육종택 GTX 열풍 ‘뜻밖 횡재’”이라는 제목으로 기사승인이 났습니다. 출근 시간에 뉴스 콘텐트 소비를 염두에 둔 기사인 것으로 보입니다. 기사제목에서는 ‘아이유’를 내걸고 장사를 하고 있지만 본문 내용은 결이 다릅니다. 정부가 3기 신도시 성공을 위해 GTX 건설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노선이 강남에 몰려 있어 강남 부동산 강세가 유지되는 결과만 초래될 것이라는 내용입니다. GTX에 대해서 부정적인 인식을 담은 기사인 셈이죠. 아이유 소식은 이런 기류의 연장선에서 언급됩니다. GTX 노선이 확정된 지역에 위치한 경제계 유명인사들의 부동산 시세 상승을 소개하면서 아이유 건물을 끼워 넣은 것이죠. 그러면서 벌써부터 부동산 가격이 오르고 있는데 향후 ‘시세 차익을 노리고 투기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날까 걱정된다’는 부동산업계 관계자의 말을 전하면서 기사를 마무리합니다. 분명히 GTX 건설에 부정적인 의견을 내비치기 위해 생산된 기사입니다.
2) 투기의 근거는 어디에?
이 기사를 받은 곳들은 인터넷 이슈대응 업체, 혹은 예능, 스포츠 전문 인터넷 매체 같은 곳들입니다. ‘아이유’라는 키워드가 포함됐다는 이유 만으로요. 네이버 검색 기준으로 ‘투기’ 의혹을 처음으로 언급한 곳은 ‘더셀럽’이라는 인터넷언론입니다. 같은 날 오전 9시 45분 “아이유, GTX 수혜자로 투기 의혹 “1년 새 23억 상승””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합니다. 하지만 역시 기사 본문에서는 아이유의 투기 관련 내용을 언급하지 않습니다. 여기도 역시 클릭을 유도하기 위해 자극적인 제목을 뽑았던 것이죠.
결과적으로 스카이데일리에서 GTX 추진에 부정적 의견을 담은 기사가 아무런 근거도 없이 아이유 부동산 투기 이슈로 변질된 것입니다. 질 낮은 언론들의 행태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눈덩이처럼 불어나 지금의 논란을 낳았다고 봐야 합니다.
3) 허접한 인터넷 기사의 영향력
대중이 새로이 알게 된 사실은 아이유가 지난해 1월 부동산을 매입했고 여러 호재로 부동산 가치가 상승했다는 단순한 내용입니다. 하지만 이 소식은 금방 부동산 투기 혹은 투자라는 프레임에 갇혀 반나절 가까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습니다. 아이유의 투기 의혹을 조사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올라온 상황이라고 하니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사람들도 존재했던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처음 등장한 기사는 수준 미달의 기사였고, 이후 어뷰징을 목적으로 마음대로 재가공된 기사들이 허접한 인터넷언론들에 의해서 양산됐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대중들이 이에 반응했던 것이죠. 해법은 두 가지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하나는 언론계 내부로부터의 자정작용이고, 다른 하나는 콘텐트 소비자들의 방어적 수용입니다. 어느 하나도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죠. 허나 결코 가볍게 여길 사안이 아닙니다.
(관련기사)
스카이데일리 - [단독]아이유·허진수·육종택 GTX 열풍 ‘뜻밖 횡재’
http://www.skyedaily.com/news/news_view.html?ID=80597
더셀럽 - 아이유, GTX 수혜자로 투기 의혹 “1년 새 23억 상승”
http://www.theceluv.com/article.php?aid=154682190723076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