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신성인' 초등생 익사에 안타까움>
(김제=연합뉴스) 홍인철.박성민 기자
"학습능력이 떨어져 특수반에서 공부하 고 있지만 늘 자신보다는 친구들을 도와주던, 그렇게 착한 아이가 죽다니..." 김제 청하초등학교 송모(12.초교 5년)군이 16일 오후 1시께 물웅덩이에 빠진 친 구를 구한 뒤 익사한 소식이 알려지자 이 학교 여경철(54)교감은 "모든 선생님들이 귀여워하고 칭찬할 정도로 착한 학생이었다"고 가슴아파했다.
송군은 학년당 1반씩 밖에 없는 시골학교에서 의협심과 봉사정신이 투철한 학생 으로 알려져 있었다.
친구들이 준비물을 미처 가져오지 못하면 자기 것을 주저없이 건네주는가 하면 학교를 오가면서 쓰레기를 한 움큼씩 주워다 버리는 등의 행동으로 송군은 선생님들 은 물론 학생들의 관심을 끌었다.
특히 송군은 기초생활수급자인 아버지와 할머니, 누나와 함께 어렵게 살면서도 종종 선행을 베풀어 이웃들의 사랑도 듬뿍 받아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방학을 맞은 송군은 이날 오후 더위를 식히기 위해 한 살씩 어린 친구들과 함께 마을에서 1㎞가량 떨어진 청하면 관상리 농원마을 농수로 공사현장 웅덩이(가 로 6m, 세로 3m, 깊이 2m)를 찾았다.
웅덩이 밖에서 이모(11.초등 4년)군과 김모(") 군 등 2명이 즐겁게 수영하는 것 을 지켜보던 송군은 이들이 갑자기 허우적거리는 것을 발견, 지체하지 않고 곧바로 웅덩이에 뛰어들었다.
허우적거리던 이군은 가까스로 헤엄쳐 나왔으나 김군은 수영미숙으로 익사 직전 이었다.
송군은 온 힘을 다해 김군을 물가 쪽으로 밀어내고 밖으로 헤엄쳐 나오려 했으 나 이미 힘이 다해 물속으로 가라앉고 말았다.
어찌할 바를 모르던 이군과 김군은 웅덩이에서 200여m 떨어진 밭에서 일을 하 고 있던 농민들에게 이 사실을 알렸고, 농민들은 119 소방대에 신고를 한 뒤 송군을 건져내 심폐소생술을 시도했다.
농민들의 응급조치에도 불구, 송군의 맥박은 점차 희미해졌고 병원으로 옮기던 도중 끝내 숨졌다.
농민들은 "비록 어린 학생이지만 자기 몸을 버리고 친구를 구한 송군의 살신성 인에 또 한번 숙연해진다"면서 "장마철인 점을 감안해 농업기반공사가 공사현장 웅 덩이에 비닐을 덮고 출입을 통제하는 시설물을 설치하는 등 안전조치를 취했어야 했 다"고 입을 모았다.
농업기반공사 금강사업단은 올 봄부터 이 구간에서 농수로 배관공사를 해왔으 나 최근 4일째 많은 비가 내렸는데도 사고 현장의 웅덩이를 방치, 사고를 불렀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농업기반공사측은 "워낙 외진 곳이어서 사람출입이 없을 줄 알았고 몇 달 전에 안전시설을 했는데 강풍 등으로 날아간 것 같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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