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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역 사거리에서 술취한 할아버지를 봤어요
게시물ID : humordata_179558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자중자애
추천 : 15
조회수 : 2404회
댓글수 : 14개
등록시간 : 2019/01/25 20:51:24
방금 있었던 일이예요. 모바일이라 두서없어도 양해바랍니다ㅎ

약속이 있어서 잠실역 사거리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데 정류장 벤치에 초등학교 2~3학년? 정도로 보이는 아이들이 대략봐도 열명넘게 앉아있다라구요. 인솔하시는 선생님은 여선생님 두분같았어요.

날씨도 추운데 애들 춥겠네 생각하면서 기다리는데 어디선가 나타난 술에 잔뜩 취한 할아버지.. 갑자기 애들앞으로 가더니 시간이 몇신데 싸돌아다니냐고 막 소리를 지르더라구요. 순간 주변사람들 다 얼음되고..

애들도 무서운지 다 고개숙이고 있는데 그앞에서 대한민국이 어쩌고 저쩌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기 시작하고.. 선생님은 애들한테 대답하지마라고 얘기하시며 제재를 하는데 당황하신 모습이 역력했어요..ㅜㅜ

그래도 애들근처에서 계속 보호하려는듯 주변에 계셨는데 갑자기 이할배가 선생님한테 당신이 선생이냐며 위아래를 훑지않나..

아 정말 어찌해야하나 도와드리고 싶은데 겁도나고..아무튼 주변사람들이 다 지켜보던중 할배가 시야에서 사라진듯 싶더니 옆 정거장라인까지 이동해서(거기도 애들이 있는거 같았어요) 또 주정을 부리기 시작하는거 같았는데..

갑자기 어떤 남자분이 할배멱살을 잡고 정류장을 떠나 사라지더니 교통경찰?인거 같은 두분을 데려오시더라구요.

경찰 오신분 말씀 들어보니 옆라인가서 아이들중 하나를 밀쳤나 때렸나 손을 댔나봐요.. 할배는 경찰분들 오셔도 정신못차리고 여전히 소리지르고 있고(경찰분들도 화난거 참는게 눈에 보였어요).

할배잡혀가는거 보고 싶었는데 버스가 와서 이후 상황은 못봤어요.

거기 정류소에 사람 정말 많았는데 저를 포함해서 선뜻 나서시는 분이 없었어요.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지켜보기만 한것이 계속 마음에 걸리네요ㅜㅜ

혹 그 남자분이 불미스러운 일이라도 휘말리실까봐 걱정 되기도 하고요..
또 아이들도 마니 놀랐을텐데 상처받지 않았음 좋겠네요.


검은색 롱패딩 입고 안경끼신 남자분! 
아이들과 일행도 아니신듯 했는데 용기있게 나서주셔서 제가 다 감사합니다. 그 정류장에 있던 다른분들도 다 저와 같은 마음이였을거예요.
당신같은 분들이 계셔서 아직 세상은 살만한거 같아요. 너무 멋지십니다!!

그 할아버지 이번에 제대로 혼구녕 좀 났음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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