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유 속 힐링 캠프, 책 게시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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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음.."
아침에 아버지가 한숨을 내쉬며 직장에 나가시고 어머니가 가게에 나가시면 비로소 방 문을 연다.
아침 8시 15분. 현관문 너머로 나보다 두 살 어린 옆집 애가 출근하는 소리가 들린다.
나는 우리 집 개 이름을 부른다.
주인이 밥 먹기 전에 사료를 주면 버릇이 나빠진다는 말이 생각났지만 그냥 주기로 한다.
티비를 켜자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입을 열지만 나에게 말을 거는 이는 한명도 없다.
다들 저렇게 바쁜데 나는 오늘도 집에서 입만 다물고 있다.
거실 책장 구석에 꽂혀있는 대학 졸업장은 전공 책 옆에서 먼지만 먹고 있다.
반려동물에 관한 티비 프로그램이 나온다.
넓은 평수에 고급 그릇 장이 있는 집이다.
주인공 강아지는 주인이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듣고 들고오라는 물건을 용케도 찾아 들고온다.
"우와 대단하네요 정말! "
사람들이 놀라워하며 박수를 쳐준다. 칭찬받은 강아지는 꼬리를 더 세차게 흔든다.
그 사이 사료를 다 먹은 우리 집 개는 기지개를 펴고선 다시 잠자리로 들어간다.
개팔자가 상팔자라는 옛 말이 정말 틀리지가 않았다.
컴퓨터에 앉아 구인구직 사이트에 들어가 봤다.
'주 5일 근무. 단, 상황에 따라 주말 근무 가능.'
'봉급은 회사 내규에 따름.'
다들 말만 번지르하게 하고 굴려먹을 속셈이 분명하다.
이내 싫증을 느끼고 나는 유머 사이트에 접속한다.
가게에서 잠시 집에 들르신 어머니는 왜 냉장고에 있는 밥을 꺼내 먹지 않았냐고 잔소리시다.
별로 배가 안고팠다고 얼버무리지만 식탁에 앉아 어머니가 차려주신 밥을 먹었다.
말은 없으셨지만 어머니도 답답하시겠지. 하나 있는 자식이 이런 꼴이니..
밥을 잽싸게 다 먹고 다시 방으로 들어와 책상에 앉아 공부하는 척 한다.
다시 가게에 나가시는 어머니 소리를 듣고는 졸음이 몰려와 못 이기겠다며 나를 최면시키고는 침대에 눕는다.
꿈 속에서 나는 개가 되어 있었다.
아침에 봤던 그 집처럼 집이 넓고 주인 아주머니는 인자한 얼굴로 나를 불렀다.
우리 집 개에게 가끔 간식으로 주는 통조림을 나는 주식으로 먹고 있었다.
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어도 주인은 나를 예뻐라 했다.
주위에 갑자기 사람들이 나타나 이유없이 나를 쓰다듬어 주고 박수를 쳐줬다.
낮잠에서 깨어 시계를 보니 벌써 오후 5시가 넘었다.
곰곰히 생각해 봤다.
부잣집 개는 먹고 살 걱정 할 필요 없이 예쁨 받으며 살 수 있다.
아니, 부잣집 개가 아니더라도 당장 우리 집 개만 봐도 부러운 삶이었다.
세상 걱정 없이 자고 있는 우리 집 개를 아무리 봐도 부러운 마음 뿐이다.
그 때, 옆집 애가 다녀왔노라 반갑게 인사하는 소리가 들렸고 나는 드디어 개보다 못한 병신이 됐단걸 퍼뜩 깨달았다.
병신백일장, '부잣집 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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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세월호를 아직 잊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