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고게에 글 올렸었는데
후회없이 행동하라는 말 듣고 오늘 연락안하고 전남친 집 앞에 갔어요.
연락두절 후에 문자로 이별 통보 받은거라서 무서워서 연락 못했어요.
일년 반 정도 만났었고 그 사이에 2개월 정도 헤어진 기간 있었던 커플이었어요(과거형이네요 ㅜㅜ)
사실 남자친구가 노력하고 끌고 나간 연애라서
연락두절 당시엔 화가 났었지만, 이별통보 받고나서는 못해준거 미안한것만 생각나더라구요.
아무튼 퇴근시간 맞춰가서 남자친구 집 앞에서 만나고얘기했어요.
미친듯 붙잡지는 못했구요 제 성격상...그리고 남자친구 얼굴보니
붙잡아봤자 소용없구나. 오빠는 이미 날 다 잊었구나 싶었어요.
남자친구가 저 보고 깜짝 놀랐다면서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자기 일상 얘기하고, 원래 야근할 뻔 했는데 엇갈릴 뻔 했다고 그러더라구요.
저도 좀 맞춰서 얘기하다가 본론으로 들어가서 왜 연락 안받았냐 이런저런 얘기하다 울었어요.
그러니까 자기 상황이 너무 힘들고, 사실 상황은 두번째고 이제 마음이 다 한 것 같다고. 미안하다고 그러더라구요.
제가 얼굴보면서 사랑한다고 말했는데도 그냥 고마웠대요. 그래서 그냥 남자친구한테 안겨서 울었어요.
그 후에 제가 좀 진정하고 다시 얘기 좀 하다가 막차 끝긴 시간이라 큰길까지 택시 잡으러 둘이 손잡고 걸어갔어요.
평소에도 둘이 손잡고 걸었던 길인데 실감이 안났어요 이렇게 헤어진다는 게.
택시잡고 준비해 둔 편지주면서 오빠한테 장난으로 너 후회할거라고 후회했을 때는 나 애엄마되있고 이럴거라고 그랬더니 웃으면서
후회할만큼 잘 살아야한다고 그래도 마지막 모습이 웃는 모습이라서 좋다고 이러고 헤어졌어요.
그냥 후련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고 그래요.
그래도 오빠도 나를 아직 좋아하는데, 생각하고 있는데 연락을 안하는 건 아닐까? 하는 저의 망상ㅋㅋㅋㅋ은 사라졌네요.
연락두절로 안 좋게 헤어질 수도 있었는데 그래도 얼굴 보고 좋게 끝나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제 안에서 이번 연애가 좀 매듭지어졌다는 느낌이에요.
남자친구랑은 이제 더이상 연락도 얼굴도 안보기로 했어요.
방금 마지막으로 말할테니까 제발 잘 도착했는지 알려달라고 카톡이 오고, 편지 봤다고 하나하나 다 기억해줘서 고맙다고, 미안하고 정말 사랑했다고 마지막 연락이 왔네용
그냥 계속 눈물이 나긴 하는데 얼마 지나면 무뎌지겠죠
원하는데로 해보라고 조언해주신 분들 감사드려요.
그리고 얼마전 베오베에 갔던 사랑을 오래 유지하고 싶은 연인들을 위한 글 쓰신분도 감사드려요.
정말 전남친 연락두절하고 죽어라 미워했는데 이 글 보고 고마웠던 점 쓰면서 많이 울었어요.
내가 받은게 이렇게 많은데 불평만하고 미워했구나 싶어서. 연인들은 위한 글이지만 실연당한 오징어들에게도....유익한 글이었습니당...
마지막으로 찾아갈까 말까 고민하시는 분들은 저처럼 딱 한번 찾아가 보는 건 좋지 않을까요ㅎㅎㅎ
하고 후회하나 안하고 후회하나 같으면 하고 후회하는게 낫다고 생각해요
나중에 이불 속 하이킥 좀 하면되지요
마무리를 어떻게 해야하나요
오빠
잊고 싶기도 하고 잊지 않았으면 싶기도하고
참 어렵다.
일년 반동안 행복하게 해줘서 고마웠어.
마지막으로 오빠 얼굴을 실컷봐서 좋았어.
행복해야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