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호는 중앙미드필더의 위치에서 디마리아처럼 중앙에서 측면으로 벌려 들어가 전진하는 '하프윙'의 역할을 하기 보단, 문자 그대로의 중앙미드필더 역할에 좀 더 충실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이따금 측면으로 올라가는 경우도 있었습니다만, 이는 마인츠의 주된 루트가 아닙니다.
박주호 선수가 중앙미드필더로서 중용되었던 이유는 의외로 탁월했던 그의 패스 시야와 롱패스 능력에 있습니다.마인츠는 측면 공격을 상당 부분 포기하고 투톱 공격수들이 좌우로 뻗어나가며 상대팀 수비라인을 벌리며 공격해나가기에 정확도 높은 롱패스는 필수적이기 때문이죠. 마인츠의 빌드업 리더들이라고 볼 수 있는 모리츠나 가이스는 박주호 선수에 비해 이러한 롱패스의 정확도가 좀 부족합니다. 위의 움짤에서 볼 수 있듯이 박주호 선수는 본디 풀백이라 그런지 수준급 크로스 능력을 보유하고 있었고, 이는 단순히 후방에서 전방으로 찔러줄 뿐인 저 둘의 롱패스와는 격이 다른 궤적을 그리는 박주호의 롱패스의 밑바탕일 것입니다.
위의 장면들은 올시즌 내내 보여준 투헬의 또다른 박주호 활용법입니다. 풀백이 풀백을 가장 잘 이해하는 법이죠. 팀 내 또 다른 레프트백인 디아스는 수비력은 상대적으로 빈약하면서도, 의외로 오버래핑 능력이 나쁘지 않습니다. 마인츠의 공격패턴 자체가 측면루트를 반강제적으로 포기하면서 단순해지기마련인데, 박주호를 중앙미드필더로 쓰는 마당에 디아스는 고마운 존재입니다.
다시 돌아와서, 디아스의 풀백으로서의 움직임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박주호는 그의 오버래핑에서 비롯되는 문제점들을 커버해주는데 아주 탁월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양측 풀백인 포스페흐와 디아스의 움직임에 맞춰 볼을 순환해주는 역할 역시 일품이죠. 람이 이러한 부분에서 올 시즌 놀라운 모습을 보여주었었죠.
그렇다면, 의문점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이렇게 훌륭한 자원인 박주호를 어째서 제대로 쓰지 못한다는 것인가에 대해서 말이죠. 그 의문에 대한 해답은 마인츠와 대표팀의 시스템 차이에서 나올 것입니다.
중앙밀집형 마인츠
정반대의 대한민국
이 장면들만 보더라도 두 팀의 특성은 매우 다름을 인식할 수 있죠. 일단 대표팀의 주전 레프트백은 그동안 훌륭한 모습을 보여왔던 김진수로 낙점된 상황이기에, 만약 박주호 선수를 활용한다면 미드필드 조합에 맞춰야할 것입니다. 그런데 전체적인 빌드업 리더로서의 기성용이 절대적인 위치에 있는 상황에서, 아무래도 홍감독이 요구하는 기성용 파트너의 조건은 후방에서 안정적인 수비능력을 보유한 전문 수비형 미드필더인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한국영이 낙점된 것 같구요.
기성용이 압박당하면 빌드업은 누가 맡는가에 대한 문제는 이청용이 중앙에서 플레이메이킹을 해주는 것으로 해결하기로 홍감독은 보는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상대팀의 강한 압박에 수비형 미드필더가 볼배급을 맡아야하는 하는 상황이 올 때의 카드로서 지난시즌 부산에서 빌드업 리더 역할을 수행한 박종우 선수를 선택한 듯 하네요. 아무래도 올림픽 멤버이다보니 홍명보 감독이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선수이기도 하죠.
하지만 역시 아쉬운 상황이긴 합니다. 박주호 선수는 미드필드에서 활용한다면 확실한 플랜B를 준비할 수 있기 때문이죠. 다만, 중원이 고립되는 문제점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 상황에서 마인츠같이 중앙밀집적 시스템에 적응된 미드필더 박주호를 활용하기엔 그러한 준비 기간이 부족한 것도 사실입니다.
의아한 점은 왜 QPR 후보 윤석영이냐는 점. 박주호 선수의 레프트백으로서의 폼은 올시즌 분데스리가 수준급이었기 때문에... 뭐 그동안 대표팀에서 기용되었을 때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주었던 것은 사실입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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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역시 작년에 안방불패님께서 쓰셨던 칼럼인데...
이번 도르트문트-박주호선수에서 왜 투헬감독이 그토록 박주호선수를 좋아하고 원하는지 조금은 도움이 됐을거같습니다 ㅋ
다시 읽어도 참 좋은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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