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루는 9월달에 처음 왔어요. 누군가가 못키우겠다고 내놓은걸 데려왔어요.
전부터 강아지 키우자고 졸라대긴 했는데 아무런 상의 없이 데려와서 놀랐어요. 왜냐면 저는 유기견센터에서 데려올 생각을 하고 있었거든요.
엄마가 개를 무서워 하시니까 소형견, 아빠가 주무실 때 예민하시니까 조용한 아이.
개를 키우면서 주의해야할 점이랑 필요한 물건들, 예방접종 어떻게 하는지 등등..
새로운 생명을 가족으로 맞이하는 일이니까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해야된다고 생각했어요. 또 상처를 주면 안되니까요.
마루는 스피츠에요. 중형견으로 분류되기도 하는 아이에요. 3개월인 수컷이라서 더 크면 중성화수술도 필요했구요. (전부 데려온 뒤에 알게되었어요.)
근데 우리는 아무것도 모른채 데려왔어요. 전에 강아지를 키워봤다는 이유로! (그 아이는 못키우겠다고 시골로 보내버렸어요.)
부모님은 저와 동생이 늘 강아지 키우고 싶다 노래를 불렀으니 알아서 책임지고 돌보라고 했어요.
저는 입시를 앞둔 고등학생이에요.. 아침 7시에 나가서 밤 10시를 넘겨 들어와요. 늘 아쉬워서 주말에는 하루종일 붙어있었어요.
집은 늘 사람이 없고 아직 아가인 마루는 짖기 시작했어요. 아빠가 새벽에 일찍 출근하시는 날이면 저는 밤새 마루와 놀았어요.
혹시라도 짖었다가 아빠가 잠을 설치시면 안되니까요.. 분명 보내버릴거라고 생각했어요.
화장실 가리는 것도 나름 깔끔떠시는 아빠한테 거슬리면 안되니까 맨날 치웠어요. 아직 아가라서 완벽하게 가리는 건 불가능한데 아빠는 화를 냈어요.
너무 싫었어요. 상의도 안 하고 데려온게 싫었고 화를 내는것도 싫었고.
저는 밤늦게 학원마치고 집에오면 저를 반겨주는 마루가 정말정말 좋았어요.
좀 짖기도 하고 식탐이 많아서 이곳저곳 뒤지고 화장실도 잘 못가리지만 하나하나 보살펴주고 알려주면 우리는 좋은 가족이 될거라고 생각했어요.
늘 보낸다 보낸다 말씀하시더니 오늘 마루가 없어졌어요.
어제 회사 동료분이랑 통화하시고 사진도 보내시더니 내가 없는 사이에 마루를 보냈어요.
난 오늘 아침 학교에 늦을까봐 맨날 직접 챙겨주던 밥도 못챙겨주고 제대로 만져보지도 못하고 나갔어요.
근데 학원 갔다오니까 마루가 없어요. 집이 텅텅 비었어요.
아빠는 전화통화하고 사진 보내는 것도 봤으니 제가 알고 있을거라 생각했대요. 이미 개를 두 마리나 키우고 있으니 마루한테도 훨씬 좋을거래요.
하지만 이렇게 내가 없을때 보내는 건 아니잖아요. 제대로 얼굴도 못보고 만져주지도 못했어요.
오늘 10시 30분쯤 집에 왔는데 글 작성하는 내내 울고있어요. 너무 슬퍼요.
마루가 그 집에서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다시는 버림받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마루 사진 올릴래요. 마루 진짜 예쁘고 귀여워요. 똑똑해서 3개월에 앉아 기다려도 하고 지금은 손이랑 엎드려도 해요.
엎드려는 3일만에 배웠어요.... 아진짜 너무 슬퍼욜미ㅏㅓㅣㅏ머;ㅐㅑㅗ;ㅣㅏㅓ;ㅣㅏ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폰으로 찍었어요 크기주의++++++++++++++++++++++++++++
ㅏㅡ히ㅏㅓㅣㅏㅓ이ㅑㅗ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짱싫ㅇ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