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다가 잠시 대기실에 와서 라커룸 거울을 보고 있었습니다.
라커룸 옆에 창문이 있는데 저한테로 햇살이 와락 쏟아지고 있었어요.
아무튼 그런 채로 거울을 찬찬히 보다가 제 눈을 보는데 신기해서
'동공이 생각보다 작네. 햇빛에 비추니까 유난히 잘 보이는 구나. 홍채에 있는 검은 점같은 것들은 뭐지?'
막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눈 구경하면서 얼굴을 살짝 그늘로 트는데
동공이
쫙! 커지는 거예요. 동공 크기 변화야 교과서 그림으로 질리도록 배웠지만
이렇게 직접 보니 뭔가 소름이 끼쳤습니다.
시커먼 구멍이 쫙하고 커지니까 뭔가 신기하고 징그럽기도 했습니다.
아무튼 신기해서 얼굴을 다시 햇볕으로 내밀었는데 놀라운 속도로 휭 수축하더군요.
그늘이랑 햇볕을 번갈아 이동하니 동공이 흡사 저그 빨판 구멍처럼
기가 막힌 속도로 수축 이완을 했습니다.
그렇게 혼자 병신같이 놀면서 발견한 사실은
한 쪽 눈이 그늘에 있고 나머지는 볕에 있을 때는 동공이 커진 상태로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즉, 어두울 때 동공 크기가 밝을 때보다 우선한다는 것이죠.
<명암조건> <동공크기>
어두울 때 | ◎ |
반은 그늘, 반은 볕 | ◎ |
밝을 때 | ⊙ |
이렇게 거울을 보면서 참 백문이불여일견이고, 사람의 몸이 찬찬히 보면 참으로 신비롭다는 것을 새삼 느꼈습니다.
소소한 일상에서 과학을 느낀다는 건 참 재밌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