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중학교 2학년
내가 뭘해도 2.5톤이나 5톤트럭같은걸 몰지는 않겠지 ㅎㅎ
하면서 아빠를 고르곤졸라 산 부두2를 탑재했던
매직스테이션에서 퀘이크2 하던 시절.

친구는 64메가 램에 펜티엄2 라는데 난 아직도 mmx도 아닌
펜1 166을 쓰는데 회의를 느꼈던 그 시절

인터넷 익스프롤러 5.0을 쓰던 그 시절에...

99년 12월 31일 이후로 y2k 때문에 모든 컴퓨터가 먹통이
된다는 고급정보를 입수한 나는 이걸 빌미로 아버지에게
읍소하길

'아빠! 12월 31일 이후부터는 컴퓨터를 못쓴대! Y2k때문에!'

신문을 보시다 띠용 하신 아버지는 그럼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물으시고 난 당당하게

'삼보 드림시스 펜티엄3로 바꾸면 전혀 문제없습니다!'

라고 말했다가 약간의 의심과 함께 추궁을 들었고

나는 매우 자신없는 목소리로

'그... 최신형 펜티엄3는... 날짜를 알아서 조정해서... 그..
바이러스가... 안들어오게 하는 기능이 있어서..'

라고 박근혜 연설문급 발언을 했고
아버지는 정보를 알아오신 뒤 그딴거 없다며
컴퓨터는 결국 못바꿨다.

내가 컴퓨터를 바꾼건 2년 뒤인 2001년이였고
그저께 아버지에게 전화가 와서는 뜬금없이

'야 ㅋㅋ 2020년에는 y2k 없냐?ㅋㅋ 그건 ㅋㅋ 니가 ㅋㅋ
알아서 ㅋㅋ 날짜바꿔주는 기능 있는걸로 사라 ㅋㅋ'

라고 하길래 나도모르게 '아 내껀 날짜바꿔주는 기능 있어요'

하고 끊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