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는 의자에 앉았다. 그리고 책상위에 놓여진 커피를 들어 냄새를 음미했다. 그리고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허공을 보며 말하기 시작했다.
"아.. 이건 신경쓰지 않아도 돼 뭔진 잘 모르겠지만 내 행동 하나 하나를 모두 알려주더라고? 가끔은 도움이 될때도 있어.. 아주 가끔이라는게 문제이긴 하지만 대부분은 좀.. 짜증나지"
A는 커피를 한모금 마시고 이야기를 이어갔다.
"우선 이야기를 시작하기전에 고맙다는 말을 하고싶네 이 세계를 만들어줘서.. 뭐? 이 세계를 만든건 네가 아니라고? 흥, 네가 만든거 맞거든? 네가 그걸 이해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지."
A는 너털웃음을 짓곤 다시 이야기를 시작했다.
"누군가가 나를 만들었다고해서 그 녀석이 이 세상을 만든건 아니야 난 그 녀석의 머릿속에서 나온건 맞지만 그 녀석이 이 세상을 만든게 아니라고 어.. 말이 좀 이상하네.."
A는 잠깐 뜸을 들였다.
"그래, 네가 나를 찾아오지 않았다면 이 세계는 만들어지지 않은거나 마찬가지야 즉 나라는 존재가 만들어졌어도 그걸 알아주는 사람이 없다면 나는 그저 날 만든녀석의 망상일뿐 나도 이 세계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이지 아.. 너무 철학적인가? 재미없었다면 미안해"
A는..
"아 거참, A는A는 더럽게 시끄럽다니까? 가끔은 저런거 확 없어져버렸으면 좋겠단말이야! 그것보다 네가 날 찾아온 이유는 분명 재미있는 이야기를 보고싶어서 온거겠지? 재미있어 할만한 이야기는 전혀 없는데.. 일단 조금이라도 해볼까?"
A는 자신의 과거를 회상하려는듯 했다.
"난 솔직하게 말해서 내가 뭔지 잘 모르겠어 나에게 기억은 존재하긴 해. 하지만 이게 과연 내 기억인진 모르겠단말이지?
난 18살때 여행을 떠나서~ 뭐.. 생사도 넘어보고.. 사랑도 해보고.. 드라마틱한 삶을 살았어 하지만 이상하게도 내 인생의 며칠분만큼.. 몇달간? 혹은 몇년은 정말 생생하게 기억나는데.. 18살 이전의 이야기는 전혀 생각나지 않아."
A는 커피를 한모금 마시고 이야기를 이어갔다.
"정말로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고.. 이유가 뭘까? 이미 눈치챈 사람도 있을걸? 그래, 정답은 쓰여진적이 없으니까 난 너희들에게 보여지기 위해서 태어났고 너희로 인해서 내 세계가 만들어졌어 너희를 만족시키기위해 움직이는거지 뭐 하지만 걱정하진 마 이런 인생이 싫다는건 아냐"
A는 어깨를 으쓱했다. 그리고 커피를 한모금 더 마셨다.
"아.. 커피 다 떨어졌네.."
"커피도 다 떨어졌으니 이제 슬슬 이야기를 끝낼까? 뭐 별 이야기를 하지도 않았지만 괜히 질질 끌어봐야 의미 없기도 하잖아?
무엇보다 시간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뒤로가기'를 누를 사람들이 많아질것같으니까.. 마지막으로 짧게 한마디 하자면 나의 세계는 너로인해서 시작되었고 결국 언젠간 이 세계는 종말하게 될거야
기껏해야 1~2분간의 혹은 5분정도간의 아주 짧은 시간이었지만 고마웠다. 이 세계를 만들어서... 나를 존재하게 만들어줘서.. 언젠간 잊혀지겠지만 잠깐동안은 너의 마음 한켠에서 살아보고싶네"
A는 이 말을 끝으로 더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A는 그저 정해진 행동과 대사만을 말할 뿐인 인형이었던것일까? 그렇지 않다면 당신으로 인해 태어난 이 세상의 주민이었을까? 그것도 아니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