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세상에 이혼이 뭐 별거냐고 하고 살았지만,
막상 제 자신이 이혼 고민을 하고 있으니 무척이나 괴롭네요..
이혼이라는 충동?을 생각한건 오래 되었지만,
본격적으로 고민하기 시작한 건 이제 일주일 밖에 안됐어요.
딱 일주일 됐는데.. 너무너무 힘이 드네요.
남편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마도 제가 이런 생각 하고 있는 걸 알고 있을텐데도
아무것도 묻지 않네요.
네, 현재 상황에서 남편도 마음의 여유가 없을 겁니다..
시어머니가 아프시거든요.
아프신 이후로 제 삶도, 부부로서의 삶도 없어졌어요.
결혼한지 얼마 되지않아서 이렇게 되어서,
솔직히 지옥에 떨어진 기분이었습니다.
그저 남편이 안쓰러워서, 버티고 버텼습니다.
시어머니랑 사이가 좋은 것도 아니었고, 결혼한지 오래돼서 정이 있는것도 아니여서..
시아버지와 시댁 친척분들이 모두..
제가 도망가는거 아닐까 걱정할 정도로 상황이 좋지 못합니다.
경제적 상황이나, 시아버지도 편찮으신 분이기 때문에...
남편을 사랑하니까, 혼자 너무 안됐으니까..
그거 하나로 버티고 버티는 건데..
시간이 길어지고, 시아버지 때문에 제가 스트레스를 너무 받고..
남편이 처음에는 막아도 주고, 다독여도 주었어요.
시아버지는 매일매일 전화를 하십니다. 본인 힘들어 죽겠다고..
매일매일 받아주다가 너무 지쳐버렸습니다.
아들한텐 눈치 보여서 못하는 걸 저한테, 친척분들한테 하시더라구요.
남편 생각해서 참고 또 참았습니다. 하지만 저도 지치기도 하고...
남편이 저를 사랑하지 않는 것 같네요.
제 입장에선 남편이 저를 좀 다독여주고, 사랑해 주고..
그래야지만 그 힘으로 버틸수 있는데..
저와의 삶이 완전 뒷전이 되었어요. 아이를 빨리 가지자고 하던 사람이
시어머니 병수발하는 돈 때문에 아이 없이 살자고 하구요..
원래부터 성욕이 없던 사람이긴 했는데..
ㅋ... 우리 엄마가 아픈데 그런 생각이 들겠냐구요.
여자는 그런걸로 사랑을 확인하는데..
제 삶은 뭔지.... 평소 저 문제로 두세번 다툼이 있었는데
이제 그냥 자존감이 아예 바닥을 쳤어요..
이것도 길어지니까, 남편이 저를 사랑하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나를 사랑하지도 않는 사람때문에
내가 이 삶을 지속해야 하나 싶어요....너무 지쳤어요.
ㅋㅋ.......
시댁 쪽 분들이요... 며느리 걱정은 절대 하지 않습니다..
도망갈까봐 걱정은 하면서, 행동은 절대 하지 않아요.
어르신들, 시할머니.. 다들 본인 아들, 조카, 손주 걱정만 하죠...
시아버지 전화 단골멘트가..
나 힘들어 죽겠다. 우리 **이가 너무 안됐다. 너가 잘해줘라..
**이 눈치가 보여서 너한테 얘기하는거니까 얘기하지마라..
우리 가족이잖냐.......
ㅋㅋ..가족은요... 그냥 며느리죠..
다 참고 다 버티다가.. 이제는 너무 힘들어서 이혼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하는데..
정말 너무 힘이드네요..
이혼하고 잘 살수는 있을까,
친정으로 돌아가는 것도 너무 불효같은데 ..돈이 없으니 다른데 갈곳도 없고..
결정하기가 참 힘이드네요..ㅎ
다른 친구들은 결혼해서 잘만 사는데, 나 혼자만 왜 이렇게 살고 있는지...
저 결혼 전에 술 좋아하고 클럽 좋아하고 그런 사람 이였어서..
결혼 후엔 사람도 잘 안만났네요.. 혹시라도 취하도록 술을 마시거나 하면..
남편과 싸우게 될까봐...
근데 남편은 술 마시는 날은 맨날 인사불성 돼서 집에 오고..ㅋ
돌아보니 참.. 제가 바보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