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마지막으로 말하고 싶은건.. 이거 우리 힘만으로는 못이겨요"
게시물ID : sisa_9842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ㄱㄴㄷㄹ乃
추천 : 10
조회수 : 577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1/02/28 22:18:46
"마지막으로 말하고 싶은건... 이 투쟁은 우리 힘만으로는 못 이겨요." 요즘 KISTI(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건물 앞에는 섬 같이 외로이 서 있는 빨간 천막이 있습니다. 그 안에서는 KISTI에서 길게는 12년간 일하다 올 2월 부당 해고된 노동자 다섯 명이 농성을 벌이고 있습니다. 농성은 2월 7일부터 시작되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천막으로부터 고개를 왼쪽 위로 돌려보면 서치라이트가 달린 CCTV를 볼 수 있습니다. 밤에는 서치라이트의 불을 환하게 밝히면서까지 그 천막에 누가 왔다 가는지, 무슨 일을 하는지 실시간으로 감시합니다. 노동자들은 해고 이후 KISTI 건물 안으로의 출입을 엄격히 통제당하고 있으며, 화장실에 가지 못하는 건 물론이고 건물 안에 있는 자신의 짐도 가져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요? 그분들은 왜 농성을 하고 있을까요? 먼저 부당해고를 당한 노동자분들에 대해 알려드리겠습니다. 그분들은 엔지니어입니다. 기본적으로 자격증을 세 개 이상 보유하고 있으며, KISTI에서는 시설관리 일을 하셨습니다. 시설 관리란, 냉난방 , 건물 위생시설, 소방시설, 가스,전기 설비, 영선(건축물 유지 보수) 등의 일을 하는 것을 뜻합니다. 또한 그분들은 간접고용노동자입니다. 간접고용 중에서도 ‘용역’에 해당하는데, 용역은 용역업체가 한 회사(KISTI)와 도급계약을 맺고, 이 회사가 용역업체에 일정한 업무를 맡겨 수행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 경우 용역업체가 직접 노동자와 고용계약을 하고 지휘명령을 하게 되는데, 원청(KISTI)이 용역업체와 계약을 해지하게 되면 사실상 그 업체의 노동자들은 해고를 당하게 됩니다. 법은 그들의 노동권을 보호해주지 않습니다. 노동자분들이 KISTI에서 일을 하면서 받은 부당한 대우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연차휴가나 출산휴가를 전혀 사용하지 못하셨습니다. 2) 야간 근무를 15시간씩 하면서도 야간수당을 받지 못하고, 정당한 휴식시간도 보장받지 못하였습니다. 3) 다른 연구소 시설관리는 노동자 보다 40~50만원 낮은 임금을 받아오셨습니다. 4) 계약내용이었던 ‘시설관리’ 이외에 이삿짐 나르기나 외부 공사 시 직접 투입 등의 일들도 하도록 강요받았습니다. 이런 일은 계약에 없었다고 항의하면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할 것이지 라고 무시 하며, 곧바로 다음 계약서에는 그런 내용을 넣어버리고 있다고 합니다. 5) 야간 근무 시 관리실에 노동자분들을 감시하는 카메라를 달아놓고 노동자분이 잠깐 졸다 걸리기라도 하면 시말서를 쓰도록 했습니다. 6) 이와 같은 일들에 대해 항의를 하면 다음 계약 때 보자며 압력을 주었습니다. 그렇다면 그분들은 왜 해고를 당한 것일까요? 노동자분들의 설명에 따르면, KISTI에서 일하던 노동자 13명이 그동안의 부당한 대우에 힘을 모아 대항하기 위해 2010년 10월 노조에 가입을 했습니다. 그 이후로 KISTI 측에서 노조 해체 회유와 협박을 하기 시작했고, 잘 통하지 않자 2011년 1월 31일 하루아침에 13명 중 8명에게 해고를 통보하였습니다. KISTI는 전 용역업체와의 계약을 종료하고 이 분들의 고용승계를 거부하였다고 합니다. 노동자들에게 다른 일자리를 구하거나 협상을 요청할 최소한의 시간도 주지 않았습니다. KISTI 측에선 자기들은 노동자 개개인이 아닌 용역업체와 계약을 한 것이므로 책임질 필요가 없다고 잡아떼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전에는 총 16명의 직원 중 갑자기 8명이라는 엄청난 인원이 해고된 일이 없었으며, 게다가 이 8분은 전부 노동조합에 가입하신 분들입니다. 노동자분들은 길게는 12년 동안 KISTI에서 시설관리 일을 해오셨습니다. 시설관리에 대해서는 업무능력이 누구보다 뛰어나다고 자신할 수 있는 분들입니다. 그렇게 오랜 기간 동안 한 직장에서 일을 하다가 해고된 것은 그분들의 업무능력이 떨어지거나 나태해서가 아니라, 자신이 일하는 곳에서 정당한 대우를 받기 위해 목소리를 냈기 때문입니다. KISTI 측에서는 시키는 대로 고분고분하게 말을 듣지 않는 노동자들은 회사에 이익이 되지 않으므로 해고한 뒤 ‘간접고용’이라는 블라인드 뒤에 숨어버린 것이고요. 얼마 전에 홍익대학교에서 이와 비슷한 일들이 일어났습니다. 그동안 부당한 대우를 받으며 일하던 청소경비노동자들이 노조를 만들었다는 이유로 해고를 당한 것입니다. 노동자분들은 농성을 시작했고, 많은 사람들이 그분들의 이야기를 들어주었으며 옳지 못한 일이 일어났다고 생각한 사람들은 힘을 모아 함께 투쟁을 하였습니다. 언론과 대중도 그들을 주목했지요. 그리고 마침내, 2011년 2월 20일 농성 49일 만에 해고를 당했던 홍익대학교 청소노동자들은 인상된 월급으로 전원 복직이 되었습니다. 작은 개인들이 모여 <학교>라는 커다란 존재를 움직인 것입니다. 작은 그 개인들은 부당한 일을 당한 사람들의 손을 잡아줄 수 있는, 촛불만큼의 온기가 있었고, 잘못된 일에 대하여 “그건 아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가 있었습니다. 작은 온기와 용기가 모여서 큰 힘을 만들어낸 것입니다. KISTI 농성장은 유동인구가 별로 없는 학교 캠퍼스 안에 위치해 있어서 언론과 대중의 주목을 받기가 쉽지 않습니다. 자신의 생계를 되찾기 위해 호소하는 그 목소리들이 그저 묻혀버릴 수 있는 것이지요. 알려지기가 힘든 만큼, 가까이 있는 사람들의 관심과 후원이 절실합니다. 얼마 전 KISTI 앞 농성장에 노동자분들을 만나러 갔을 때, 긴 이야기 끝에 한 노동자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마지막으로 말하고 싶은 건 말이에요, 이 투쟁은 우리 힘만으로는 못 이긴다는 겁니다.” 당신들만큼이나 힘이 없는 우리 학생들에게 노동자분들은, 그렇게 부탁하셨습니다. 우리 개개인은 힘이 없는 학생이지만 작은 온기와 용기를 모은다면 큰 힘을 만들 수 있습니다. 트위터에서의 RT버튼, 단 한 번의 입소문만으로도 지금의 상황은 나아질 수 있습니다. 직접 도움을 주고 싶은 분들 또한 모집합니다. 노동자분들을 응원하고 이 일을 알리는 여러 가지 행사를 기획할 예정입니다. 공연을 하고 싶은 개인이나 밴드, 동아리, 춤꾼 모두 환영합니다. 낭독회를 열어주실 문학청년들도 환영합니다. 풍자극을 하고 싶은 연극청년들도 환영합니다. 플랜카드나 자보 디자인을 하고 싶은 디자이너들도 환영합니다. 농성현장과 문화행사 사진을 찍어주실 사진가들도 환영합니다. 퍼포먼스를 하고 싶은 자유인들도 환영합니다. 그 외 KISTI 노동자를 지지하는 문화행사에 대한 아이디어를 환영합니다. 여러 행사 때 힘을 모아주실 스텝들도 환영합니다. 어떤 식으로든 도와주실 모든 분들을 환영합니다. 여러분의 따뜻한 관심이 절실합니다. - KISTI 농성장을 다녀온 한 학생이 클럽 : club.cyworld.com/kaistkisti 후원계좌 : 우리은행 1002 706 914652 정민채 처음에 일단, 가까이 있는 사람들끼리라도 뭐라도 해보자 라는 생각으로 우리학교 모임으로 만들었는데 많은 대학생들,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