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이라는 단어 하나에서 풍기는 분위기에 취해 누구든 너나 할 것 없이 철학자가 됩니다.
저기 지나가는 똥개가 눈길도 주지 않을 똥폼이란 똥폼은 다 잡으며 고뇌와 사색, 미간엔 인상 팍
많은 훌륭한 철학자들이 그렇게 여성을 무시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지 않나 싶습니다. 죽음 앞에선 어떤 욕망도 고개를 들지 못하니까요.
예. 죽음이라는 거대한 허세가 우리에게 퍼져있습니다.
어차피 난 죽을 것을 안다. 씨발.. 인생 조또...
이렇게 한탄을 해도 로또 한번 당첨되면 그 고독한 철학자는 순식간에 누구보다 행복한 현실주의자가 됩니다. 단순간만.
인간이 하는 죽음에 대한 인식은 참으로 어리석은 관념의 허세가 아닐 수 없습니다.
사실 죽을 운명을 아는 건 모든 생명이 지닌 습성입니다. 죽을 준비를 담담히 해나가는 저 아름다운 식물과 동물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세요.
섹스와 죽음의 향기는 비슷합니다.
인간은 사실 '죽음' 자체에 신경을 쓰는 것도 아닙니다. 우리가 하는 이 고뇌의 진짜 대상은 죽음이 아니라 욕망에 관한 것이죠.
삶에 대한 집착. 이런 거창한건 또 아닙니다. 우린 기껏 몸뚱아리 하나에 관한 집착으로 고뇌합니다.
인간의 섹스엔 죽음의 냄새가 별로 없어요. 우리의 몸엔 정자와 난자의 향기가 아닌 정액과 질액의 짜릿한 내음이 감돕니다.
우리에겐 번식과 죽음은 희미해지고 쾌락과 삶만이 남아버린 것입니다. 겨우 이 몸뚱아리 하나에 관한 집착으로 말이죠.
이딴 글을 35분 공들여 쓰는 동안에도 제 죽은 식지 않습니다.
자 그럼 아직 죽지 않은 이 전복죽을 위하여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