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생활이 참 어렵네요.
남편과는 결혼전부터 성격차이도 많았고 준비과정에서도 갈등이 많았는데 파혼할 자신이 없어서 일단 결혼하고 보자 닥치면 어떻게든 되겠지라고 생각했었는데 겪어보니 정말 쉽지 않네요. 지금 생각해보면 왜 파혼하지 못했는지.. 이런선택을 한 제자신이 넘 어리석고 바보같네요.
결혼준비 과정에서 이미 갈등이 심해서 드레스 초이스때도 싸우고 저 혼자 갔었고, 모든 선택에서 싸우지 않았던 적이 없었던거 같아요. 그래서 결혼시작부터 우린 둘다 너덜너덜한 마음으로 시작한거 같습니다. 신혼초부터 남편의 술자리는 잦았고 그때마다 늘 새벽에 들어왔고, 넘 외로웠습니다. 그래도 건전하게 술자리를 갖는다는 믿음 하나는 있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유흥업소에서 쓴 돈이 엄청 많네요. 유흥업소 마담, 매니저 전화번호도 여럿 있고.
결혼한지 2년 됐는데 이미 결혼 1년도 안돼서 이혼 직전까지 갔었네요. 양가 왕래 문제로 심하게 다투고 두달동안 냉전이었고 남편은 이혼불사 태도였고 그 기간중 있었던 명절에 서로 왕래 안하고 부모님도 알게되고 거의 남이 됐었죠. 어쩌면 그때가 두번째 기회였던거 같아요. 그런데 전 또 이혼이 두려워서 선택하지못하고 그러다 어찌어찌하여 다시 화해하고 아이가 찾아왔습니다. 처음엔 아이가 생긴 행복에 서로 감사하며 잘 지냈습니다. 비온뒤 땅이 굳는건가 했는데.. 그러던 중 남편이 저에게 거짓말하고 유흥업소 간걸 처음으로
알게 되었고 꾀나 자주 갔다는걸 알게 되고 다시 지옥이 시작되었습니다. 한번 깨진 신뢰는 정말 회복할 수가 없더군요. 남편도 처음엔 미안하다고 저를 달랬지만 술자리에 가면 제가 예민해지고 싸우고 하다보니 나중엔 적반하장으로 나오더니 또다시 이혼불사 태도.. 임신한 와중이었는데. 정말 앞길이 막막했습니다. 아이에게 너무 미안하고. 근데 어쩌겠어요 아이가 있는데, 지금은 정말 선택할수 없는 상황이잖아요. 그땐 일단 마인드컨트롤 잘하며 출산때까지만 버티자 생각했어요. 하루는 술을 마시고 와서 노트북을 부수고 물병을 집어던지고 욕을하고 나가더라구요. 다음날이 친정아버지 생신이라 식사자리가 있었는데 잠수타고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그날 받은 마음의 상처를 잊을수가 없네요. 전 그날 남편에대한 모든 마음을 접었습니다. 그리고 언젠가는 정말 이혼하게 되겠구나. 라고 생각하며 차근차근 마음의 준비를 했습니다. 이혼후 아이의 양육문제와 수입문제 등에대해 구체적인 대안을 생각하고 나니 마음이 가벼워지더군요. 제가 여유로워지니 오히려 그 후론 큰 사건은 없었네요. 남편도 저의 태도 변화를 느꼈는지 조심하더라구요. 하지만 서로의 성격차이로 나타나는 작은 타툼들은 늘 있고, 서로 이혼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으나 아이때문에 이혼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인거 같습니다. 이제 아이가 8개월 지났는데 아빠를 넘 좋아하네요. 그래서 아이 스무살때까지만 참자 하며 지내고 있는데, 참 힘드네요. 아이가 너무 이뻐서 아이 보는 낙으로 살고 있습니다. 쓰고 보니 이렇게 결단력 없고 판단력 없는 제가 넘 어리석고 한심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