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칵' 소리, 한동안 이 작은 소리에도 온 몸이 굳었어요. 비슷한 소리가 들려도 온 신경이 거기로 몰리면서 몸이 움츠러들더라고요. 그날 이후로 생긴 트라우마였어요. 심각했죠." 그날, 동생의 죽음이 전국에 생중계됐다. 현장에 있던 기자들은 진도체육관 2층 관중석에 앉아 1층 강당 바닥에 주저앉아 오열하던 가족의 모습을 내려찍었다. 체육관만 그런 게 아니었다. 거리는 물론이요, 버스 위, 건물 옥상까지. 팽목항 전체가 카메라로 둘러싸였다. 취재진은 울다 졸도해버린 어머니의 질질 끌려가던 모습도, 엄마 품에서 경기를 일으키며 울던 아이의 모습도 렌즈에 담으려고 달려들었다. 언론은 기록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극적인 장면을 담는 도구로 카메라를 이용하는 듯했다. 위로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