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그대로예요. 제 공감능력이 떨어지는 것 같아요.
남들의 슬픔과 괴로움에 공감하기 힘들어요. 기쁨 같은 것도요.
그렇다고 감정이 아예 없는 것도 아니에요. 어떤 상황에 처한 사람이 저라면 저는 그 상황에 어울리는 감정을 느낍니다.
다만 조금 둔감해요. 사실 조금 많이요.
그리고 주위에 관심이 없습니다. 신경을 쓰지 말아야겠다 생각해서 그런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관심이 안 가요.
예를 들어서 가족이 다쳐서 치료를 하고 있다거나 연락도 없이 집에 들어오지 않을 때 걱정이 안 돼요.
그냥 그렇구나 하고 알고 마는 정도예요. 친구가 카톡으로 안 좋은 일이 생겼다고 말해도 답장으로는 안 됐다, 큰일이네 말하면서도
속으로는 아무 느낌이 없어요. 그 친구를 싫어하는 게 아니에요.
제가 하는 감정표현은 '느껴서' 나온 게 아니라 '학습돼서' 나온 것 같다는 생각을 해요.
이런 상황에서는 위로를 해줘야 한다, 걱정해야 한다 바른생활 교과서에서 배운 대로 행동해요.
그러다 보니 오히려 사회생활에서는 큰 문제가 없어요. 조금 둔할 뿐이지 적절한 행동을 하거든요.
근데 스스로가 다 가식인 걸 아니까 혼란스러워요.
그리고 이건 쓸까 말까 고민했는데 세월호 사건 때... 정말 안타까운 사건이다, 대처에 분노가 치민다. 저도 분명히 그렇게 말했어요.
근데 정말 제가 그렇게 느꼈는지는 모르겠어요. 사람들이 그렇게 말하니까 그래야 한다고 생각해서 말한 게 아닌가 해요.
그러니까 "대처에 문제가 있었다"는 사실의 문제잖아요. 그러니까 저도 당당히 말하고 공감할 수 있는데
희생된 학생들이 저랑 전혀 알지도 못하는 아이들이고 뉴스에서만 본 아이들인데 진심으로 그들의 비극에 무언가를 "느꼈"다고 말할 수가 없는 거예요.
그리고 이런 고민을 하게 된 이유에도 문제가 있는 것 같아요. 제가 소설을 쓰고 싶은데, 소설을 쓰는 데에 감정묘사가 필요하잖아요.
이런 상태에선 제가 그 묘사를 잘 해낼 수 없을 것 같았어요. 이유도 지극히 저를 향해 있다는 게 신경 쓰여요.
단순하게 이기적인 건가 싶기도 하고...잘 모르겠어요. 다 쓰고 나니까 뭔갈 해결해 달라는 것도 아니고 이상한 글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