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딸 보라 보아라.
27년 전 딱 이 맘 때였나보다.
니 엄마의 절규소리가 들리고,
곧 들리던 너의 응애 소리가
이 아빠는 아직도 귀에 선하단다.
그렇게 핏댕이 같던 니가,
언제 이렇게 자라서 시집을 다 가고..
보라야. 아빤 이렇게 좋고 행복한 날에
왜 이렇게 눈물이 나는지 모르겠다.
남들처럼 용돈 한 번 풍족하게 못 주고,
맏이의 무거운 짐만 지게 한 것 같아
늘 미안했다.
보라야. 니가 누구의 아내가 되든, 며느리가 되든
너는 이 아빠의 영원한 딸이라는 걸 기억해다오.
니가 태어난 순간부터 한 순간도 빠짐없이
이 애비의 가장 소중한 보석이라는 걸 잊지 말아라.
내 딸 사랑한다.
내 딸로 태어나서 더 없이 고맙다.
사랑하는 아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