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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먹고서야 이해하게된 아버지의 행동들
게시물ID : gomin_147653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ZGNlZ
추천 : 21
조회수 : 641회
댓글수 : 87개
등록시간 : 2015/07/09 20:25:11
싱크대에 서서 허겁지겁 아침밥

14살때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새벽6시30분 통근버스를 타시던 아버지는
아침밥을 싱크대에 혼자 서서 드실때가 많았다.
미련하다 생각했었다.
아침한끼 거른다고 큰일나나? 싶었다.
식탁에서 드세요 해도 그냥 웃고마셨다.
헌데 나이드니 아침밥이 참 크더라..
일찍 출근해서 12시30분까지 버티기가 힘이든다.
그래서 반찬하나 물에만밥
싱크대에 올려두고 오며가며 한입씩먹고 마지막은 후루룩 마시고 나간다.
한번은 그렇게 밥을 먹다 울음이 터진적도 있다.
아버지도 이랬을까 식구들 벌어먹인다고 앉지도 못하고 급하게 먹는 밥이 이리도 서러웠을까 싶어서.


저녁반주
집에오면 8시.
싱크대에는 학원간 아들놈이 저녁을 먹고 나간흔적.
혼자 찌개데우고, 밥퍼고, 반찬꺼내고
그러고 목축이는 맥주한잔, 소주한잔이 그리 달다
아 오늘도 밥값했다!!! 라는 생각과 하루를 마감하는기분.
아버지가 옛날 늘 반주를 하시면 말했었다
알콜중독 되고싶으시냐고.
그럴때마다 임마 저녁밥에 반주가 빠지면 되냐? 라시던 아버지셨다.
사실 자려고 누우면 안쑤시는곳이 없다.
그나마 소주반병이 숙면을 취하는데 도움을 준다.  


티비보다 졸기

주무실거면 방에가서 주무세요. 학원마치고 오면 항상 거실에서 주무시던 아버지께 내가하던말..
티비켜놓고 꾸벅꾸벅 불편하게 조는모습이 그리도 짜증이 났었다. 근데 내가 그모습이다.
자식새끼 얼굴을 하루 한번은 봐야할것같고 티비라도 안켜놓으면 완전히 퍼질러잘것같고, 버티려고해도 생산직노동자로 하루 12시간넘게 서서일하는 몸이 버텨주질 못한다.
그나마 다행인건 내새끼는 나처럼 모질지만은 않아서 졸고있는 내게 장난을 친다거나 슬쩍 이불을 덮어주기도 한다.


주말특근

일주일내내 출근하는게 당연해보였다.
힘든내색한번 안하셨으니 힘드신줄도 몰랐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주말특근이 내새끼 교재값이고, 학원비고, 좀더 나은 찬거리 라는걸..
진정으로 죽도록 나가기 싫지만
아들놈 웃는얼굴에 힘얻고 결국 나간다.



더 일찍 알았으면 좋았을것들을 너무 늦게 알아가고있다. 남은시간이라도 후회할일을 만들지 말자고 다짐하고, 아버지사랑합니다. 라는 말은 곧 죽어도 입에서 안나오니 존경합니다. 라는 말을 종종쓴다.


이렇게 나도 나이먹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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