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피니티 워에서 닥터스트레인지가 무려 14,000,605개의 미래를 보고 왔고 그 중에 단 하나의 승리의 미래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 단 하나의 경우의 수가 왜 하필 토니의 핑거스냅이었을까 생각해 봤습니다.
토니와 캡틴이 돌아갔던 과거에서 아버지인 하워드가 토니에게 이런 말을 했습니다. 오래돼서 워딩은 기억나지 않지만 대략 ‘그동안 대의 보다는 개인의 이익을 위해 살아왔고 아들이 그걸 닮지 않았으면 한다’는 식의 대사였습니다. 그러나 사실 토니는 하워드의 그 바람과 다르게 젊은 시절 방탕하고 오만하고 이기적인 인물로 지내 왔죠.
그 장면을 떠올리며 다시 닥터의 14,000,605개의 미래에 대해 생각해 봤는데요. 토니의 그 캐릭터성을 감안하면 아마도 나머지 14,000,604개의 미래에서 토니는 절대로 자신을 희생하려 하지 않았을 거라 생각합니다.
토니의 핑거스냅으로 이어지는 단 하나의 경우 외에는 모두 ‘토니가 희생하지 않는 전개’였을 것이라는 거죠. 물론 토니가 어벤져스를 거치며 정신적으로 성장한 인물인 만큼, 많은 경우의 수 중에는 자신뿐만이 아닌 모두가 희생하지 않는 전개를 시도했을 가능성이 높겠죠. 그러나 닥터가 그 수많은 미래를 다녀온 이유도 아무리 미래를 반복해도 도무지 그 방법 말고는 다른 모두가 살 수 있는 길을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은 아닐까요? 닥터 또한 토니만을 희생시키는 결말을 원치는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죠.
결론적으로 그 수많은 경우의 수 중에 모두가 승리하는 길은 오로지 토니가 아버지의 바람대로 대의를 위해 희생을 결심하는 것에 있었던 것입니다.
시리즈 내내 방탕하고 오만하고 이기적이었던 토니가 대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다는 결정을 내렸을 때, 비로소 모두가 승리하는 유일한 길이 열림으로써 그 희생이 더욱 숭고하고 감동적인 것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