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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인 대피처를 반대하는 논리가 어디에서 자주 듣던건지
게시물ID : sisa_14770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악진
추천 : 11/6
조회수 : 816회
댓글수 : 24개
등록시간 : 2011/12/15 18:42:05
물론 노숙인 대피처 마련을 반대하는 의견도 존중합니다. 
왜냐하면 그런 의견은 대체로 개개인의 직접적이고 불쾌한 경험에 바탕한 경우가 많고,
그런 경우를 함부로 묵살해서는 안되기 때문이죠.
박원순 시장이 그런 불쾌한 경험도 고려하고 있는 장기적인 대책을 고심하고 있으리라 믿습니다.

하지만 "무상"시리즈를 반대하는 논리는 언제나
output도 없는 곳에, 쓸데없이 세금을 낭비하여, 성장을 위한 밑바탕이 허술해지고,
결국 이것은 재정적자를 야기하여 우리의 삶을 황폐하게 만들 것이란 구조로 짜여 있습니다.
무상급식/정규직전환/시립대반값등록금 등등을 반대하면서
비정규직 전환을 미루어 싶어하고, 자본이득과세에 불편해하는 이들이 펼치는 논리입니다.
"니가 열심히 공부 안해서 비정규직 됐으면서 왜 임금을 똑같이 달라고 하고 정규직 전환을 해달라 그래?"와
"니가 게을러 터져서 노숙을 하는 주제에 시설에는 가기가 싫고, 근데 왜 온돌을 깔아달라 그래?"는
기득권이 중산층을 바라보는 입장인 것과
중산층이 노숙인을 바라본다는 점만 빼면은 소름끼칠 정도로 똑같습니다.

노숙인 대피처 조치는 얼마 전 있었던 노숙인사망사건에 대한 반성으로부터 나온 긴급한 조치입니다.
노숙인 정책은 구조적인 문제기 때문에 하루이틀 안에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이고,
반면에 겨울은 다가와서 당장 이번 겨울에 얼어죽지 않게 할 조치가 필요한 실정입니다. 그래서 얼어죽지만 말라고 설치한 시설이 그렇게나 못마땅합니까? 절대 "온돌"이 아닙니다. "온돌"이란 말 안에는 더워서 난닝구 반바지 바람으로 코를 골고있는, 그런 이미지가 내포되어 있습니다만 설치한 시설을 보시면 어디 그런 생각이 들던가요? 이런 게 바로 선동인 겁니다.."보편급식"을 두고 "부잣집아이도 급식"이라고 떠들어 대던 누군가가 겹쳐 보이지 않는가요?
저는 오히려 박원순 시장이 "사랑받기 적당한", "동정받을만한" 시민만 챙기지 않고
모두가 기피하고 혐오스러워 하는 이들까지 챙기는 대인배인 것을 보면서 흐뭇합니다.

자본주의사회는 필연적으로 거지를 양산합니다. 잠들 곳조차 없는 노숙인들은 필시 자본주의사회의 패배자임이 틀림없습니다. 노숙자가 된 이들이 게으르고 놀고 싶어서 그런 경우도 있겠지만 아닌 경우도 저는 제법 보았습니다. 많은 분들의 불쾌한 경험을 격하하는 것은 아니지만, 경험에 근거한 논리전개의 가장 큰 맹점이 바로 "모든 경우를 대변하지 못한다"는 것은 초등학생만 되어도 이해하시리라 생각합니다.

우리는 어느새 강자들이 펼치는 논리-내가 부자인건 훌륭해서 그런거고, 니가 가난한건 게을러서 그렇다-에 함몰되고 있는 겁니다. 모든 사회적 패배자들이 게을러서 그런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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