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상교 쯤 진급해서 어느정도 인간적인 감정표현하고 지낼 때 였다.
"충성 상교 정** 행정반에 용무 있어 왔습니다."
관등 성명을 외치고 동기 녀석에게 복사용지를 좀 달라고 할려던 차에,
나느막하니 흘러나오는 TV 속보에서 노통이 탄핵 당했단다.
비릿한 웃음에 조롱기를 띄고 웃는 한나라당 의원들의 모습과
지금도 잊을 수 없는 박근혜의 활짝 핀 함박웃음 얼굴이 보이고
실신에 가깝게 절규하던 유시민 작가의 얼굴이 잠시 화면에 잡혔다.
뭔가 밑에서 부터 억울함과 서러움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찜찜한 표정으로 뚱하게 복사용지를 받아 돌아서는 찰나에
행정반 왕고가 " 씨이발 내가 뽑은 대통령 누가 맘대로 탄핵해!"
라고 소리 높혀 일갈했다.
사실 우리 80년생들은 노통이 참 고마운 대통령 이었다.
1일만 늘어도 괴로운 군생활을 상당기간 줄여준 대통령 이었기에,
동기 녀석들의 동요도 좀 있었었다.
이상하게 노통 탄핵 때는 경남 / 경북 지방 녀석들도 별말 없이 조용히 추모했던 것 같다.
상식이란게 있었기 때문일게다.
10주기를 맞는 오늘 뻔뻔하게도 그를 추모하겠다며 나서는 자유당보니
빡치고 서러워서 글한번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