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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심야식당 그리고 독백
게시물ID : gomin_147748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부두노동자
추천 : 2
조회수 : 825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5/07/11 04:06:31
 
 
나는 하늘을 한번 바라보고 또 쇠로 된 줄을 잡았다.
한번 당겨질 때 마다 온갖 근육에 힘이 들어가고 노출된 내 살갗은 힘에 부쳐 떨린다.
멀리서 고함소리가 들려올때마다 이를 악물고 또 내키지 않는 팔에 괜찮아 조금만 더
 
가슴이 머리가
 
말할 때 나는 이가 부숴져라 물고 또 쇠로 된 줄을 당긴다.
 
 
 
그들과의 담배 혹은 음료수 밥 또 입에 우겨넣을 수 있는 모든것들을 우겨놓고 또다시 저 멀리 20미터짜리 탱크를 바라보며
오늘도 존나게 피곤하겠구나!
 
 
 
 
기름때와 쇳가루로 범벅이 된 옷깃을 여미고 나는 다시 폭염으로 향한다.
 
 
 
 
고단한 하루가 지나간다.
새벽안개 어스름 코끝에 새벽냄새가 스칠 때에 나의 하루는 끝나고 그날 하루는 쉬어도 된다는 말이 문자로 전해질 때에
환호성을 지른다. 아침에는 잘 수 있겠구나!
 
 
나는 당장에 편의점으로 달려가 막걸리와 소주를 사서 집으로 향한다.
골목골목 개짖는 소리 고양이 발정난 소리 들으며 마주한 곳에 바퀴벌레 가득한 우리집.
나만큼 피곤하게 시달리다 온 마누라 색색 잠드는 소리 혹시나 깰까 두려워 살금살금 들어가 싱크대 옆 전자레인지에
냉장고 안에 있던 만두를 데운다.
 
 
나는 그 사이에 막걸리를 흔들어 까고 소주를 흔들어 깐다.
땡! 하는 소리가 들릴 때 까지 나는 막걸리에 소주를 섞어 벌컥벌컥 마시며 인터넷을 연다.
웃긴 이야기 사는이야기 혹은 정치이야기 보며 울고 웃고 떠들적에 나는 다시 모니터에 비친 주름과 어색한 미소를 마주한다.
한 손에 들고 있는 프렌차이즈 만두와 또 소주섞은 막걸리 그리고 그 등 뒤에 곤히 자고 있는 와이프는
 
 
 
 
내가 몸이 부숴져라 힘들어도 바꿀 수 없는 행복 혹은 바뀌지 않아야 할 일상의 그 중간쯤 어딘가
나는 힘에 부쳐도 좋으니 매일 힘들고 다쳐도 생채기에서 나는 피가 나고 쓰라려도 목욕탕에 가서 해수탕에 들어갈 때마다 소금물에 쓰리다 해도
나는 괜찮으니
 
 
 
부디 와이프는 웃기를 아니 우리 누구씨는 웃기를 우리와 같이 사는 허연 개는 웃기를
 
 
어디선가 내가 잘 살고 있을거라고 믿는 나의 엄마 아빠가 나의 동생이
 
웃기를
 
개새끼 씹새끼 욕하면서도 보고싶어하는 내 친구들이 나를 보고 웃기를
 
 
나홀로 소주막걸리에 만두 해동시켜 먹는 나 자신의 심야식당은
 
오늘도 그렇게 술과 함께 저문다.
 
아침이면 잊혀질 술주정과 또 오그라들 이 글은 영원히 남겠지만
 
나의 기억속에서는 잊혀질테지만
 
 
 
 
 
 
 
 
 
그렇게 조촐한 심야식당은 시작과 함께 저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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