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9층에서 내려 강의실로 가는데 먼저 내린 여자무리가 하는 말을 들었다.
저 돼지 숨소리 진짜 ㅈ같지 않냐고
변태새끼아니냐고
나름 양손은 주머니에 넣고 시선은 항상 층수 알림판만 봐왔는데 숨소리가 문제가 될 줄이야...
차라리 잘 된 일이라고 생각했다. 다이어트도 할겸 걷는게 좋으니까
그렇게 생각하고 싶었다.
하지만 계단을 오를때면 도대체 어디에 숨어있었는지 모를 놈들이 기억을 꺼내들고 마음을 헤집는다.
그리곤 나도 모르게 생각한다.
나는 숨쉬는것 마저 남에게 불쾌한 존재구나...
우울한 발걸음으로 9층에 다다르면 결국 거친 숨소리만이 나를 반긴다.
다른 그 어떤것도 나를 반기지 않는것 같기에 얼른 화장실로 숨어버린다.
힘들다.
상처를 동력삼아 더 나아가고 싶지만, 모르겠다. 언제라도 무너질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