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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고민 중입니다
게시물ID : gomin_177003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잘될꺼얍
추천 : 0
조회수 : 1264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9/05/27 20: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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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지금 저는 20대 중반이고, 여자입니다. 담담하게 얘기하겠지만 나름대로는 힘들게 살아온 인생이였습니다. 부모님이 8살 때 이혼한 후 아빠와 살게되었고, 새엄마가 들어오면서 둘의 가정폭력이 시작되었고 참아가면서 19살 때까지 버티다가 집을 나오게 됐습니다. 그래도 집안일로 삐뚤어지면 안된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공부했었고, 잘했던 편이였는데 돈이 아깝다며 대학 원서도 못넣게 하더라구요.  집을 나온 저는 친엄마에게 가서 살기 시작했고, 행복했습니다.
 아 내 인생도 이제는 행복해지려나?하고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엄마는 암에 걸려서 아프기 시작했고, 살기 힘들었습니다. 그냥 안되면 둘 다 죽어버리자 하는 생각으로 삶을 살아갔습니다. 게다가 엄마는 아픈 스트레스를 저한테 푸는건지 아니면 자식을 키워보지 않아서인지, 모든 스트레스를 저한테 풀며 막말을 하고, 저를 통제했습니다. 엄마와의 외출 외에는 거의 나갈 수가 없었고, 아르바이트도 하지 못하게 해서 연락이 닿았던 학창시절 친구와도 연락이 끊어졌고, 그저 엄마의 곁에서 일하고, 같이 있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물론 엄마와의 생활이 다 안 좋았던 것은 아니에요. 친구처럼 지냈고, 자주 놀러다녔지만 제 안의 스트레스는 커져만갔죠. 

그러다가 지금의 남편을 여행지에서 만나게 되었습니다. 엄마와 스케쥴이 꼬여서 제가 혼자 외국에서 며칠 더 체류하게 되었을 때 우연히 만나서 잠깐 이야기 나누었던게 끝이였는데 한국에 들어와서 계속 연락하게 되고 한참 연락하다가 만나서 사귀게 되었습니다. 아마 제 인생에서 제대로 사귄 첫 남자일꺼에요. 빠른 속도로 진도를 나가게 되었고, 그쯤부터 더욱 심해진 엄마의 폭언과 스트레스 풀이에 참을 수가 없기도 했고, 통제에서 벗어나서 연애도 하고싶었던 저는 공부를 한다는 핑계로 자취방을 얻었고, 자취를 시작하고 약간의 자유를 누리게 되었습니다. 오빠는 제가 엄마와 싸우는 것을 도와줬습니다. 상처받는 모습을 지켜봤으니까요. 그렇게 엄마와 잘 이야기해서 사과도 받았지만, 오빠와 교제하는 것을 알게된 엄마는 더욱 저를 잡는게 심해졌고, 그 상황에서 오빠는 저에게 청혼을 했습니다.  저는 오빠를 사랑했고, 사랑한다고 생각했고, 믿음직했고 그런 이유로 결혼을 

 양가의 반대를 다 이겨내고 결혼을 했었습니다. 결혼식은 올리지않았고 불안했던 저는 오빠와 혼인신고를 서둘러서 했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엄마를 피한 도피처가 아니였나 하는 생각이 있습니다.  오빠와 결혼을 한 후 오빠의 직장을 따라 둘 다 아는사람이 없는 타지로 이사를 했고, 둘밖에 없던 오빠와 저는 서로만 바라보고 살았습니다. 서로만 바라보고 살다보니 서로의 사소한 것에 상처받고 싸우고 있었습니다. 오빠는 직장을 다니기 시작한 상태였고, 저는 일을 하다가 그만두고 일을하고 싶었지만 오빠는 제가 알바조차 못하게 했습니다. 자신과 같은 일을 했으면 좋겠다며 적성에 맞지않는 직업 공부를 강요했고 저는 알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하고싶지 않은 공부는 머리에 들어오지 않았고, 둘 사이의 싸움은 잦아졌고, 집 앞을 나가는 것도 눈치가 보여서 거의 칩거 생활을 하다시피 지내며 우울증이 왔었습니다.  1년 정도가 지난 후 끝없이 싸웠고, 이혼 얘기도 많이 오갔었습니다.  시부모님도 제가 자신들이 바란 며느리가 아니였는지 많이 다퉜고, 오빤 자신의 부모편을 들어서 시댁문제로 많이 싸웠고, 아직도 간간히 싸우는 주제입니다.  잘살아보자 하고 진정된 후에는 알바를 하기 시작했고, 그럭저럭 살았지만 오빠가 비자금을 만든다거나, 몰래 다른 데에 간다거나 돈을 막 쓴다거나(저한테는 돈으로 엄청 쪼는데) 하는 일도 있었고, 몰래 대출을 받아서 비트코인도 했더라구요. 물론 다 날려먹었습니다.  

정말 별 일이 다 있었고, 그럴 때마다 싸우고, 이혼 얘기가 오갔었지만 저는 이혼하지 못했습니다. 일단 오빠없이 살아갈 삶은 힘들 것 같고, 사회생활 경험이나 스펙을 쌓지 못한 저를 받아줄 곳도, 혹은 이렇게 망가진 삶을 좋아해 줄 사람도 없을 것 같으니까요.  위의 이야기는 반 년 전까지의 상태였습니다. 지금은 많이 안정되서 대출받아서 집도 샀고, 저는 적성에 안맞는 공부를 하지않고 제가 하고싶은 공부를 하면서 일하기 시작했습니다. 겉으로 보면 굉장히 안정된 관계를 유지하면서 살고있지만 이 삶을 얻기위해서 저는 오빠와 서약서같은 것을 작성했습니다. 자신과 약속한 것을 어기고 다른 삶을 살아야 하는거니까 그 증거나 믿음이 필요하다고 해서. 자신이 바라던 삶의 방향이 틀어졌다고 하더라구요. 조금 그랬지만 그래도 맞는 말같고 고마움도 있어서 썼었는데 그 조건 중에  아빠와 다시 만나는 것.이 있습니다. 그리고 몇 년후 아기를 낳는 것.  일단 아빤 새엄마가 들어온 후부터 제가 집을 나가기 전까지 새엄마와 함께 10년이 넘도록 저한테 가정폭력을 가했던 가해자입니다. 엄마의 만류로 집을 나오고 나서 새엄마는 고소했지만 아빠는 참으라해서 고소도 못했습니다.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너무 많이 학대를 당해서 아직도 틈만나면 우울증에 시달리고, 오죽하면 엄마한테 ‘그래도 아빠한테 성폭행은 안당해서 다행이야’하고 우스갯소리로 말했을 정도니까요. 아저씨 나이대는 무섭고, 정말 제일 무서운 건 제가 나중에 아기를 나으면 잘 키울 자신이 없다는 겁니다. 그런 건 유전된다는데 저는 정말 낳고싶지도 않지만 만약 누군가를 낳게 된다면 정말 잘 키워주고 싶은데 저조차 완벽하지 못하고 멀쩡하지 못한데 그럴 자신이 없고, 그건 책임감 없는 짓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렇다고 오빠가 그 정도로 믿음직한 사람이냐 그것도 아니구요. 정말 가장 싫은 건 아빠가 돈이 많다는거죠. 오빠도 뭐 만나서 돈 받으면 좋은거잖아. 네가 아빠를 만나는 정도의 믿음을 보여야 내가 네 결심을 믿을 수 있는거고, 돈받으면 더 좋은거고, 아니면 마는거고. 라고 하니..물론 제가 믿음을 못 준것도 맞고 다 맞지만 그게 안되면 자기도 안되겠다고 이혼하자고 했었고, 이혼하기 무서웠던 저는 받아들였던 겁니다.  솔직히 오빠가 저한테 잘해줍니다. 많이 사랑해주고, 다 느껴지고 저도 좋아서 잘해주고 사랑하면서 여러 문제들 해결하면서 살고있습니다. 이대로 쭉 살아가도 나쁘지 않은 삶일 것 같아요.  하지만 그냥 ‘나’의 인생을 봤을 때 맞는 선택일까?하는 의문이 머릿속에만 자꾸 생깁니다. 과연 나는 내가 원하는 삶을 살고있는건지, 혹은 내 선택에 책임을 지기위해서 꾸역꾸역 살아가고 있는건지. 이런 생각을 하는 것도 오빠한테 미안한 생각도 들어요. 그 당시 도피처로 삼기위해서 이용한 것이 아닐까해서. 그렇진않았는데 이런 생각이 드는 걸보면 맞나싶기도하고.  결혼생활 중 제일 안정된 지금 이런 생각이 드는 건 왜일까요. 그냥 온전히 내가 책임지는 삶을 경험해보지 못해서 그런건지.... 배가 부른건지...  생각나는대로 쓰다보니 두서가 없는 것도 같아요. 다른 관점에서의 의견도 궁금합니다. 제가 어떻게 하는게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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