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 넘어 들리는 개구리 소리에
새벽 적막을 깨는 선풍기 소리에
너가 말했던 어릴적 얘기 소리에
할아버지의 나무로 만들어진 풍경이 떠올랐어
심장이 빨리 뛰길래 무서워서
잠을 잘수 없었어
몰래 확인한 메신저 속에서
늦은 새벽 너도 깨어있었다는 걸 알았을때
나도 모르게 울고 말았어
아 나도 사랑을 했었구나
생각 보다 많이 마음을 주었구나
그래서 그런 마음을
그래서 나의 가장 못된 마음을 보여 주었구나
유치하게 너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진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다가
아마도 다른 사람과 함께 있진 않을까 하는
불안함과 예전의 상처들이 떠올라
너는 벌써 잊었겠지
너에겐 아무것도 아니었겠지
라는 생각으로 아무렇지 않게 버텼는데
오늘의 달은 6월의 새로운 달이래
그게 정확히 무슨 의미인지는 몰라
너무 감정에 솔직 해진 내가
변명하기 위해 의미를 부여 한거일지도 몰라
하지만 울음을 참을수 없었어
헤어지고 멀어지면서 아팠던 그 어느 날보다
오늘이 가장 슬펐던거 같아
이유는 없어
좋았던 감정만 떠올라서 더 슬펐는지도 몰라
나는 몰랐지만 너가 나를 처음 봤다던 날을 떠올리고
내가 너에게 처음 다가갔던 날을 생각했어
그뒤로 나뉘었던 문자와 대화들
정확히는 그 때의 공기나 온도가 더 선명 하게 기억나
얼굴이 기억났으면 하고 바랬지만
그러면 내가 너무 아플거 같아
예전에도 누군가를 사랑하고 사랑했다고 생각 했지고 결국 끝나버린 인연들이 더 많았지만
이번은 다르다고 생각 했어
그래서 다른 사람들 보다 더 큰 상처를 준 너 임에도 불구하고 그 날의 일이 기억 나지 않아
그날의 감정과 너의 목소리 그리고 얼굴을 기억 하기 너무 힘들어
머리속에 가두어 두고 자물쇠로 잠궈놓고 누군가 열때 까지 기다리거나 잊어버리래
이런 생각 들을 하고 나니
너가 행복하면 좋겠다고 생각 했어
너는 사랑을 주었고
나에게 사랑이 뭔지 알려 줬지만
나는 전에 했던 행동을 반복 했을 뿐이고
전혀 바뀌지 않은 모습으로 너를 사랑했어
그래서 우리가 이렇게 된게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해 봤어
나도 사랑을 주고 싶었는데
내가 받은 사랑은
누군가에게 줄만큼 받아 본적이 없어서
사랑을 주는 법을 몰랐던거 같아
그러다가 내가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랐으면 이런일이 없었겠지 하는 자책감의 바다에 깊이 들어 가게되
지금 까지 잘 버텨 왔지만
누군가 나를 믿어 주고 사랑을 주었다면
내가 너에게 상처 주는 일은 없지 않았을까
너는 믿음을 깼지만
나에게 사랑도 가르쳐 줬어
아마 내 인생에서 처음으로 그런 감정을 느꼈던거 같아
그래서 너무 편해 졌던거 같아
내 사랑의 방식이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상처 주게 한다는거 조차 알지 못할 만큼
사랑을 받아 본적이 없었어
아무도 없고
기댈곳 없고
혼자서 외롭게 버텨왔는데
너무 힘들고 무서웠어
너도 이런 흘러가는 외로운 시간속에
그냥 스쳐가는 사람이였을수도 있어
차라리 그랬으면 더 쉬었겠지
하지만 넌 그럼 사람이 아니였어
적어도 우리가 함께 였던 짧은 시간은
내 인생에서 가장 긴 순간 이였던거야
그 안에선 몰랐지만
너무 많은걸 빨리 나누었던거 같아
이럴줄 알았으면 천천히 알아 갈걸
뭐가 그렇게 급하다고 둘다 조급 했는지
결국 난
새벽에 울면서
몇달 전 혼자 그리던 우리의 결혼식이나 미래를 생각 하곤해
그땐 결혼식을 하기 싫다 아이는 갖고 싶지 않다 말했지만
속으로 너와 나의 미래를 그려 보곤 했어
너무 뚜렸하게 그려져서 가끔 두렵곤 했어
헤어지고 난 이후 살아 가기로 결정 했어
난 언제나 삶을 포기 하는게 상처를 잊는 가장 첫번째 방법 있는데
널 만나고 살고 싶어 졌어
인연을 끊었던 가족에게도 전화를 하고
다른 사람의 시선을 생각 하지 않고
너무 아끼지도 않고 나를 위해서 살기로 했어
처음으로 나에게 내 자신을 사랑한다 말해 줬어
꺼내는거 조차 힘들었지만 한번 하고 난 후
내 인생에 여러 일들이 많았지만
버텨온 내가
더 살수 있을거 같다는 희망이 생겼어
요즘은 너 없이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바쁘게 지내
그 속에서 수시로 연락 없는 핸드폰을 확인 하는 내가 비참해 보일때가 많아
주변엔 이제 결혼한 커플들만 가득하고
그속에 내가 있어
우리의 모습이 겹쳐 보여서
슬플 때도 많아
아마도 그런 감정이 쌓여서
아무 의미 없는 새벽의 개구리 소리가
날 울게 만들었던거 같아
고마워, 너 만은 이 밤에 잘잤으면 좋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