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31주차 되는 쌍둥이 임산부에요. 쌍둥이 선배엄마들 말마따나 3자 달기 시작하니까 하루하루가 다른게 느껴지네요 ㅠㅠ
초기부터 22주까진 죽을것 같은 입덧때문에 거의 그 시기의 기억도 없다시피 하게 보내고,
입덧이 끝나니 배가 슬슬 나오기 시작하면서 잠도 많이 설치고,
소화불량에 속쓰림에, 잘때 화장실도 몇번이나 간다고 깨고
등결림에 허리통증에 가끔 느껴지는 치골통에, 숨이 모자라서 항상 헥헥거리는 숨가쁨에, 빈혈에..
사실 말하자면 끝도 없겠죠 ㅠㅠ 모든 어머니들이 겪어보셨겠지만..
그래도 감사하게도 아기들이 아픈곳 없이, 주수대로 잘 크고있다는 사실만으로 힘을 내면서 버티고 있어요.
항상 행복하고 스트레스 받지 않으려 노력하면서요.
그리고 남들에게 힘들다, 죽겠다, 듣기 싫은소리 안하고 싶어서 힘들거나 아픈티 내고싶지 않아서 더 밝은 모습으로, 밝은 목소리로 지내고 있어요.
몸은 어떠냐, 물어보는 사람들 있으면 아직 괜찮아요! 하면서 잘 버티고 있다고 다니고 있어서 그런가...
항상 즐겁고 활기차게 지내고 싶다가도 그래도 이따금씩 너무너무 힘들어서,
(특히 요즘엔요... 정말 하루하루가 힘들긴 하네요 ㅠㅠ 아기들이 또 자리를 윗쪽에 잡아서 숨도 많이 가쁘고 어지럼증도 심하고..)
한숨쉬며 에효, 힘들다, 하면..
사람들이 (특히 어르신들) 꼭 하시는 말씀이
"그래도 뱃속에 있을때가 편하다"라는 말이에요.ㅠㅠ 진짜 한두번도 아니고.... 처음엔 웃음으로 떼우곤 했는데 이제 정색부터 하게돼요.
어떤 말을 해도 저 말로 다 이겨버려요 ㅋㅋㅋ 미칠노릇...
벌써 단태아 만삭 몸무게라고요!! 라고 하소연해봐도.. (지금 아가들이 1.7kg 씩이에요 ㅠㅠ) 그래도 뱃속에 있을때가 편한줄 알래요 ㅋㅋㅋ
좋게 이야기 마무리하고 싶어서 "그래도 아가들 나오면 다른 사람들이 같이 봐줄수 있는데, 지금은 저만 힘들잖아요 ㅠㅠ"라고 말해도
그렇게 되나 보자 라는식.... 저주인가요 ㅠㅠㅠ 왜 그렇게까지 남의 힘든 상황을 이해해주려 하지 않는지...
입덧 엄청 심했을 때도 마찬가지였어요.. 몸무게 쭉쭉 빠져가며 죽는게 낫겠다 하는 생각까지하면서 울면서 지내고 있는데도
그래도, 그래도 뱃속에 있을때가 편한거래요 ㅋㅋㅋㅋ 입덧 해봤냐고요.... 진짜 입덧 심하게 하셨던 어른 한분만 절 이해해주시고..
다른분들은 막상 여쭤보면 입덧 겪어보지도 못하셨어요... 그러면서도 저렇게 말해요...
이제 아가들 나오면 그러겠죠? 누워있을 때가 그래도 편한거다, 기어다니기 시작하면, 걷기 시작하면, 말하기 시작하면 더 힘들다,
계속 이 말들을 들으면서 지내야 한다고 생각하니까 진짜 답답하고 숨이 막혀요 ㅠㅠㅋㅋㅋ
안만날 수 있으면 안 만나고 싶은데, 회사 직원분들이라 마주치지 않을수도 없고...
내 몸 힘든것 좀 온전히 이해해 주었으면 좋겠어요... 아기 나오면 힘든거 이제 잘 알겠다고요 ㅠㅠㅠ
백날 얘기해봐야 내가 겪어보지 않았는데 그걸로 위안삼으라고 말씀하시는건가요... 그냥 고생한다, 이렇게 이해만 해주셨으면...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