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고난 성격은 어쩔수없었나봐요. 돌이켜보면 저는 쉴 틈 없이 누군가를 도왔고 가끔은 이용당하는 걸 알면서도 마냥 좋았어요.
대학 3년간 열심히 살았고 공부도 열심히 했고. 이젠 휴학 중이지만 친구들이 도와달라 연락오면. 그게 뭐든 뛰어들어 같이 하곤 했어요. 그저 사람들이랑 같이 뭔가를 하고있는 느낌, 그 뭔가를 끝마치고 난 뒤에 같이 느끼는 성취감. 내가 이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뿌듯함. 사람을 돕는 이유겠죠?? 아무 페이없이 힘든 아르바이트를 도와주고 어려워하는 수업을 같이 들어보기도 하고 함께 과제 책을 읽어 말상대가 되어주고 속상한 일에 우는 친구들한테 제일 먼저 달려갔어요.
근데 그 사람들이 나중엔 나한테 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냐고 물어봐요. 취미생활. 자기계발. 책읽기. 그들이 해놓은 것만큼 왜 해놓지 않았느냐고. 왜 "놀기만 하냐"고요.
아. 다 맞는 말이라서 요즘 회의감이 들기 시작해요. 왜 나는 지금 그들에게 도움이 많이 되었던 고마운 친구가 아닌 아무것도 하지 않았던 한심한 친구로 남았을까요. 그냥 아 그냥 .. 제가 좀 잘못 살고 있는거겠죠? 그냥 잊혀지면 좋을 것 같단 생각이 많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