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은 밥 먹고 살 만해요. 재산이 집 한 채 지만 몇 년 전에 13억 준다고 팔라는 사람이 나섰던 펜션 있어요. 아빠가 살아 계실 때 모아 놓은 돈도 엄마에게 얼마간은 있고요. 전 결혼 생활 내내 힘들게 살았어요 남편이 사업 실패로 신불자가 되었고 그 후 마땅한 일자리가 없어서 제가 학원 강사로 벌어 오는 돈으로 밥만 먹고 살았습니다. 재작년부터 형편이 좋아지기 시작했고 이젠 돈 걱정없이 살아요.
단칸방 전전하던 시절에도 엄마는 늘 제게 밥을 얻어 먹었어요. 가난하다는 걸 알면서도 늘 남의 집 자식들 잘 사는 얘기로 속을 후벼 파곤 했습니다. 십년 전 제가 먼저 발길을 끊었어요. 결혼 전 제가 모아 둔 적금이 있었는데도 남편 집에서 보내 온 예단비로 절 시집 보낸 일 들. 가난한 딸과 사위 무시하는게 너무 싫었거든요.
5년 전 아빠가 시한부 선고를 받으면서 다시 왕래하고 지냅니다.
작년에 아파트를 사고 나니 이젠 무시로 집에 드나들려고 하는데 진짜 받아 주기가 힘들어요.
어제는 밤 9시쯤 전화해서 집 근처라고 우리 집에서 자고 간다고 왔습니다.
친정에서 저희 집까지 대중교통으로 2시간 이상 걸리는데 미리 전화하고 오는 것도 아니고 집 앞에서 전화하는 엄마. 남편보기 챙피했습니다.
같이 사는 남동생과 싸웠다고 합니다.
엄마 안 보고 살고 싶어요. 옛날 일들 다 잊고 싶은데 더 잘 기억나고 그때마다 분노가 생겨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