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전 아르바이트를 구하러 갔습니다. 사람 좋은 얼굴의 주인이었습니다.
하지만 n년간의 아르바이트 생활로 주인이 사람 좋아 보여도 별로 좋지 않은 사람일 수도 있다는 걸 알기에 긴장합니다.
돈은 수습기간 동안 시간당 5천원이라고 말합니다. x바x국에서는 분명 6천원을 준다고 해서 간 건데 그건 3개월 이후에 준다고 합니다.
쌔한 기분이 듭니다. 하지만 애써 무시합니다. 당장 생활비가 없을 뿐더러 이 곳은 걸어갈 수 있는 만큼 차비가 들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루에 8시간 씩 일을 합니다. 12시부터 20시까지입니다.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며 그만큼 손님이 많습니다. 혼자서는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가장 붐빌 시간에 저를 홀로 배치합니다.
앉는다는 것은 생각도 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도와주지도 않을 거면서 바쁜데 사장 남편이 와서 훈수를 둡니다.
몸이 두 개라도 부족합니다. 뼈가 부서질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시간당 5천원을 받습니다.
그래도 한 달은 일해야지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리고 한 달이 지났습니다.
하루도 쉬지 못해서 받은 돈은 100만원입니다. 30일로 잡으면 120만원을 줘야 합니다. 그런데 100만원입니다.
따져 물었습니다. 그러니 네가 손님을 빨리 받지 못해서 20만원의 손해가 났으니 그걸 제가 메꿔야 한다고 합니다.
내가 힘드니까 월급을 적게 줄 수 있다고 합니다.
저는 노동법을 잘 알고 있습니다. 전문가가 아닙니다. 이런 사례를 너무 숱하게 겪어왔기 때문입니다.
법대로 하자고 하자 주인은 머리채를 잡았습니다. 전치 4주가 나왔습니다. 고소했습니다. 그리고 노동청에도 신고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받아야 할 20만원이 더 입금되었습니다.
문자로는 입에도 못 올릴 욕을 보냅니다. 죄를 추가합니다.
...문득 눈시울이 뜨거워 졌습니다. 20만원을 위해 육체적 폭력은 물론 언어적 폭력을 당합니다.
사람의 가치는 점점 떨어집니다. 甲질 甲질 하는 데 제가 느끼기엔 달리 甲질이 없습니다.
돈을 던지는 아가씨, 아기가 뛰어놀고 난리 피우는데도 제제하지 않은 부모, 내부 흡연은 안 된다고 말하면 얼굴에 재떨이를 들고 협박하는 아저씨, 외부 음식은 안 된다고 제제하면 네가 뭔데 이래라 저래라야 화내는 아줌마, 자기 힘들다고 제대로 돈을 주지 않은 사업주.
삶이 비참합니다. 비단 저 뿐만은 아니겠죠.
최저임금이 6030원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체감하기가 힘듭니다. 분명 수습기간이라는 명목하에 수 많은 사람들이 5천원밖에 못 받고 일 할 것이며 5천원의 가치에 비해 턱 없이 낮은 대우를 받고, 경험이 없어, 대응하기 힘들어서 그렇게 조금씩 자신을 죽여갑니다.
삼포세대라고 하지만 포기하고 싶어서 포기하는 게 아니라 포기해야 하는 주변 상황이 매번 사람을 지치게 하네요...
돈이란 뭘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