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 애스터 감독의 미드소마를 보고왔습니다.
영화관 도착했는데 저 혼자길래 내심 기뻤는데 후에 몇명 들어와서 실망함 ㅠ
일단 본인은 감독의 전작인 유전을 매우 재밌게 봤는데, 영화 홍보에서 아리 애스터 감독 이름 보자마자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바로 보러감... 이번에도 역시 기대 이상이었네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영화는 공포영화가 아닙니다.
적어도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공포영화보단 현대미술이나 예술에 가깝다고 느껴지네요.
아니면 아리 애스터라는 장르를 따로 만들어야 하는게 아닌가 싶을정도로 진짜 기괴하고 경이롭습니다.
일반적인 공포영화에선 볼 수 없었던 평화롭고 밝은 지역이 영화의 주 무대이고, 이와는 상반되게 지속적으로 관객에게 불쾌감을 주는 사운드나 연출로(개인적으로 이 감독만의 매력이라고 생각함) 묘하게 겉으로는 안정되면서도 어딘가 한구석에서 옥죄어오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특히나 영화에 계속해서 나오는 그림들은 영화가 진행되면서 직접적으로 그게 무엇을 의미했던건지 다시금 되새겨 주는데 이런 부분들을 관람중에 추리할 수 있었기 때문에 즐거웠고 꽤나 강렬했습니다.
그리고 매우 고어... 합니다.
전작에서도 몇장면 있었지만 이 영화에서는 아예 노골적으로 고어하거나 성적인 묘사가 자주 나옵니다.
덕분에 수위도 엄청 올라가 버리고 몇몇 씬은 여러명이서 혹은 가족이서 관람할 경우 꽤 기분나쁠 수 도 있음...
뭔가 고어에 대한 애착이 있나 봅니다 이 감독은 ㅋㅅㅋ;
점프 스케어 씬은 단 한장면도 없었습니다. (오히려 이게 공포영화라고 보러온 사람들 맥빠지게 하는 요소이기도 함)
유전과 비교해서 몇가지 적어보자면, 전작과 마찬가지로 이 영화역시 느린 템포를 유지해 나갑니다.
이 부분에서 관객들끼리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거 같네요.
그래도 유전과는 다르게 미드소마는 아주 명료한 결말을 맺습니다.
덕분에 유전처럼 난해한 여운이 남지도 않고, 영화 그 자체만으로도, 시각적으로 충분히 얻어갈 수 있는 느낌.
그리고 이런 명료한 전개방식에서 전작과 마찬가지로 등장하는 은유적인 묘사들이 조금더 직접적으로 와닿기도 합니다.
좀더 작품 내적인 이야기를 해보자면 몇몇 장면에서 라스트 쉬프트 라는 작품이 떠오르더군요.
라스트 쉬프트에서 공포를 거의 빼면 나오는 기괴함, 기이함을 고어에 버무린 느낌 ?
고어씬은 익숙한 장면(한니발)도 있고, 신선하게 아파보이는 장면도 있고 꽤 다양했습니다.
마치면서, 저는 매우 만족스럽게 본 영화네요.
정말 아리 애스터 감독 롱런했으면 좋겠고 ㅠㅠ 앞서 말했지만 이 영화는 공포보단 현대미술에 가깝습니다.
우리가 익히 알고있던 공포영화의 장치들이나 연출, 사운드와는 거리가 멀기때문에 호불호가 갈리는건 당연하다고 생각되네요. 지인한테 함부로 추천할만한 영화는 아님 ㅋㅋ...
무엇보다 영화를 다 보고 나니 메인 포스터의 여주인공의 모습이 울고있는게 아니라 웃고있는 것처럼도 보여서 그게 좀 섬뜩하기도 했네요.
이상 영화 미드소마 후기였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