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그렇게 갑자기 눈물을 흘리곤 했다
그리고 그런 자신의 눈물을 소나기라고 불렀다
소나기는 그녀에게 낯선 날씨였다
그녀는 흐린 하늘 사이에서도 구름 사이로 비치는 햇살을
찾아내던 사람이였기 때문이다
반짝이는 바다를 보며 조금씩 키워왔던 꿈
어지러운 로마에서도 글 쓸 때 만큼은 평화로웠던 시간들
그 시간들
세상이 몰라준다 해도 포기할 수 없었던 꿈
그래, 할 수 있어
자신에 대한 믿음으로 글을 쓰면서 위로받았던 시간들
그 시간들
어느날 찾아온 소나기
잉크가 번지기 전에 써내려가야 할 단어들
종이에 남겨져야할 마침표
소나기 안에 담겨진 햇살을 향한 갈망
자신에 대한 연민
어두움 밤을 두려워하는 시간들
그 시간들
그녀는 그렇게 잿빛 소나기 속에 멈춰있다
- 뮤지컬 '너를 위한 글자' 中, 그 시간들